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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최근 공연계에서 이슈가 된 이른바 '겹치기 출연'은 하루 이틀 새 불거진 일은 아니다. 한 배우가 일정기간 여러 공연을 겹쳐서 출연하고, 더블 캐스팅이 주를 이루던 공연들이 어느새 트리플(3명)이 되고 쿼드(4명)가 됐다. 하루는 이러한 상황을 보며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와 같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다른 공연을 같이 해야 하는 배우들로 인해 캐스팅 수가 늘어난 건지, 아니면 제작사가 캐스팅 배우의 수를 늘리면서 다른 공연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건지 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여러 가지 리스크가 생길 수밖에 없다. 2~3개의 공연을 동시에 소화하면서 차기작 연습까지 해야 하면 컨디션 관리가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자칫 건강상의 이유로 무대에 설 수 없게 되면 대신해 줄 배우들을 찾아야 하는데, 다른 배우조차 스케줄 빼기가 쉽지 않으면 제 아무리 트리플, 쿼드 캐스팅이라도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입장은 답답해진다. 공연 티켓 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황에서 지불한 금액만큼의 만족감을 얻지 못한다면 그 누구라도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아마도 모든 공연이 완벽했다면 이러한 논란은 불거지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공연계의 분위기가 이처럼 흘러가는데 있어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좋은 퀄리티의 무대를 담보받는다는 것은 전보다 어려운 일이 됐다.

비단 무대를 이끄는 배우들의 겹치기만 문제는 아니다. 티켓 값의 상승에도 공연 제작을 둘러싼 환경들이 여전하다면 이 또한 좋은 공연을 만드는데 장벽이 될 것이다. 한 예로 여러 번 보러 갔던 한 공연은 이상하게도 갈 때마다 음향 사고가 나곤 했다. '이 작품만 그랬을까?'라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대답하겠다.

관객들이 시간과 돈과 체력을 쓰면서 공연장을 찾는 건 좋은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와 그 무대를 봄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달콤한 오렌지'인줄 알고 산 '신 레몬'이 되지 않기 위해 공연계 또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