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의 한 임대관리주택 입주자대표(이하 입대의)들이 동대표 회의 후 한우 회식과 음주를 즐기고, 수당을 과도하게 챙겨 논란이다. 특히 임대관리주택의 특성상 주민 대부분이 취약계층에 해당해 이들이 낸 쌈짓돈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해당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들은 지난해 15차례의 동대표 회의를 열고, 출석수당과 식대·음료 등의 비용으로 총 300여만원의 운영비를 챙겼다. 문제는 회의 개최 수가 인근 임대아파트(7회)의 두 배에 달하고, 일부 회식에서는 한우를 먹고 맥주 등의 주류를 즐기는 등 부적절한 사용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일부 입주자들은 입대의가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쪼개기 회의를 열고, 부적절한 회식 메뉴로 임대주택 주민들인 취약계층이 낸 관리비를 남용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 A씨(70대)는 공공근로를 통해 버는 돈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루에 3시간씩 하는 공공근로가 수입의 전부인데, 관리비는 임대료보다 높고 가격대도 들쑥날쑥 이라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런 돈을 마음대로 회식에 사용하다니 절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40대)는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안건을 굳이 여러 차례 나눠서 진행하는 것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아무리 관리비를 식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돈으로 한우를 사 먹고 술을 마시는 건 통상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입대의 측은 임대주택 관리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금액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입주자대표 C씨는 “주차법률공지 등 주요 논의사항에 주민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많아 회의가 잦았던 것”이라며 “한우는 3번밖에 먹지 않았고 술도 자리에 있는 몇 명만 마시는 등 과도하게 지출한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임대주택의 관리책임이 있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관련 규약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했다. GH 관계자는 “현시점에는 임대주택 관리규약에 회식 금액의 품목이나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아 규약 위반이라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입주자 측과 협의해 규약에 금액의 적정선 등을 표시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