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67곳 → 2023년 119곳
혼인 인구 감소보다 큰폭 줄어
베드타운 많고 낮은 접근성 탓


전국적으로 혼인율이 급감하는 가운데 경기도가 부동의 혼인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결혼식은 서울을 선호해 경기지역 예식장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경기도 내 혼인 건수는 4만9천여 건으로 전국 시도별 혼인율 1위를 기록했다. 3만3천여 건을 기록한 2위 서울시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전국적으로 감소하는 혼인 건수에도 경기도 혼인 건수는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0년 전국 혼인 건수가 21만여 건에서 2022년 19만여 건으로 줄었지만, 경기도는 5만7천여 건에서 5만4천여 건으로 감소했다. 동년 대비 서울은 4만4천여 건에서 3만5천여 건으로 크게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수치에 비해 경기지역 예식장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어 서울보다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국세통계포털 100대 생활업종별 사업자 현황을 보면 2023년 1월 기준 도내 예식장 수는 119곳이다. 2018년 1월 기준 도내 예식장 수가 167곳인데 비하면 29%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동년 대비 서울은 192곳에서 142곳으로 26% 가까이 감소해 근소하게 경기도 예식장 폐업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인접한 도내 시군은 감소 폭이 컸다. 2018년 기준으로 남양주 9개, 광주 4개, 시흥 5개의 예식장이 있었지만, 이들 모두 지난해 1월 기준 3개 미만으로 줄어든 것이 확인됐다.

의정부 예식장 역시 10개에서 4개로 줄었다. 인구수가 높은 수원과 용인, 고양시도 많게는 절반 가까이 예식장 수가 줄어들었다. 실제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예식장 5곳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올해 예약이 완료됐지만, 수원과 용인시 등 도내 일부 예식장에선 성수기인 5월에도 예약·가능했다.

도내 한 예식장 관계자는 "아무리 혼인율이 감소했다곤 하지만 예년보다 예식장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수입이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신혼부부들은 이러한 상황의 원인으로 하객 접근성을 꼽았다. 지난해 7월 결혼한 화성시에 사는 신모(30·여)씨는 "신혼집은 동탄이지만 직장과 가족, 친구들이 서울에 많아 결혼식을 서울에서 했다"고 답했다. 같은 해 11월에 결혼한 김포시에 사는 김모(34)씨도 "지방에서 올라오는 하객들이 있어 교통편을 고려해 서울로 예식장을 잡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한국예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인천, 부산 등 지역적 연고가 강한 곳에 비해 경기도는 베드타운이 많아 인구가 많더라도 결혼식 같은 행사는 하지 않는다"면서 "지역 연고가 있는 수원, 성남 같은 경우도 오래된 예식장 순으로 빠르게 사라져 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