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직접 집단분쟁 조정 추진
내달 22일, 광고 등 공개 의무화법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일환으로 다음 달 확률공개 의무화법이 시행되는 가운데(1월16일자 14면 보도=논란의 중심 '넥슨 큐브' 판매 중단… 경제적 타격 클 중소 게임업계 울상), 한국소비자원은 확률형 유료 아이템과 관련해 직접 피해자를 모집하고 집단분쟁 조정을 추진한다.

확률형 유료 아이템 피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과 메시지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4·10 총선에서의 2030 표심을 위한 선심성 조치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비자원은 지난 16일 온라인 게임의 대표적 불공정 사례로 꼽히는 확률형 유료 아이템 피해와 관련해 직접 집단분쟁 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집단분쟁 조정은 피해 구제를 신청한 소비자가 50명 이상 모이면 일괄적으로 분쟁을 조정해 피해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제도다.

소비자원은 다음 달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유료 아이템 확률 조작 피해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엔 소송대리 변호사를 통한 집단 소송을 지원한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코리아의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정 행위를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한 이후 한 달여 만에 나왔다. 최근 게임 이용자 권익과 관련해 정부는 대책과 메시지를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달 30일 7차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표적 불공정 사례라 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많은 게임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게임에서 멀어져가서는 안 될 것"이란 발언이 대표적이다.

다음 달 22일엔 '확률공개 의무화법'도 시행된다. 해당 법엔 게임사가 유료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 비율을 의무적으로 게임 내부와 홈페이지에 표시하고, 광고에도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앞서 19일엔 문화체육관광부가 확률공개 해설서의 세부 내용을 발표한다.

업계에선 게임산업이 위축되는 상황 속 정부가 규제만 대폭 늘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 국내 대표 게임사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가운데 넥슨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좋았다. 넥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상승했지만, 크래프톤은 2.2% 오르는 데 그쳤다. 카카오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전년 대비 58%, 75% 하락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696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게임 산업이 위축되고 있는데 주요 수익 모델까지 규제하는 상황"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2030 표심을 생각하는 건 알겠는데 중국 등 해외 여러 나라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 속 우리는 규제만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게임 이용자들도 정부의 대책과 메시지가 선심성 조치에 그쳐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게임이용자협회는 지난 16일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에 게임 이용자 보호 및 게임산업에 대한 정책 공약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게임 문화와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달라진 만큼, 각 정당이 구체적인 답변을 보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게임 이용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