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용 아닌 일반철골 사용 많아
잇단 사고 "일부 아닌 업계 문제"
최근 경제성과 안정성 등의 이유로 공사 현장 곳곳에 보데크(무해체 거푸집) 공법이 도입됐지만, 일부 보데크 납품 업체들이 내부 철골 용접 등을 부실하게 제작하는 것으로 드러나 사고 우려가 일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건설현장에서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보 제작에 보데크 공법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공사현장에서 재래식 보 제작은 직접 거푸집을 제작해 철골과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다시 거푸집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보데크 공법은 미리 제작업체에서 강판으로 이뤄진 거푸집과 철골을 연결한 채 납품돼 현장에선 콘크리트만 타설하면 보를 완성할 수 있게 공정과정을 간소화했다. 또한 거푸집 역시 해체할 필요가 없어 시공성 또한 우수한 공법으로 알려져 업계에서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납품 업체들이 보데크에 들어가는 강판과 철골을 잇는 과정을 부실하게 제작·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부실시공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데크에 들어가는 강판과 철골은 용접으로 연결하면 철골의 구조가 변형돼 약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철골 강도를 해치지 않도록 강판과 철골을 철제 와이어 등으로 물리적인 연결을 하거나 일반 철골이 아닌 용접용 철골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 있는 상당수 공사현장에선 강판에 일반 철골을 용접한 형태로 납품된 보데크로 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부실한 보데크로 인한 공사 현장의 사고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A건설사가 시공한 구리시의 한 지식산업센터와 B건설사가 시공한 서울시 내 한 지식산업센터, C건설사가 시공한 강릉시의 한 아파트는 공사 과정에서 보데크 내부 철골에 용접 부분이 터져 타설한 콘크리트가 흘러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건설사들은 모두 소위 '1군 건설사'라고 불리는 시공능력평가액이 6천억원 이상인 종합건설업체들로 알려져 이런 사고가 일부 시공사의 개별 문제가 아닌 건설 현장 전체의 문제로 나타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도내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일반철골에 용접을 가하면 열이나 진동 등에 취약해져 보데크에 콘크리트를 타설 할 때 용접 부분이 터질 수 있다"며 "부실한 보데크는 시공 당시 건설 노동자들에게 위험할 뿐 아니라 완공 이후에도 화재나 지진 등에 취약해 건물 내부 인원들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