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큰 사건 기동대 신설 이관"
최근 경찰의 조직 재편 일환으로 이뤄진 수사과에서 형사과로의 보이스피싱 수사 업무 이관을 둘러싸고 일선 형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과 비교했을 때 넘겨받은 업무량 대비 담당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발표된 조직 재편안의 후속 조치 중 일부로 전국 경찰서 내 수사과에서 담당하던 보이스피싱 수사 업무가 형사과로 옮겨졌다.
이달 19일 후속 인사조치 마무리와 함께 일선 경찰서마다 피싱범죄수사팀(이하 피싱팀)이 각 형사과 산하로 생겨났다.
현장력 있는 형사과 소속 강력팀 형사들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도록 해 보이스피싱 범죄 검거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일선에서는 넘겨진 업무량에 비해 충원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신설 피싱팀을 구성할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강력팀에서 인원을 차출해오거나 기존의 강력팀이 피싱팀으로 전환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형사과 소속 A 팀장은 "수사과에서 원래 9명이 하던 업무가 넘어왔는데 형사과에 새로 배정된 건 3명"이라며 "결국 기존 강력팀원들이 1명씩 빠져 피싱팀이 만들어진 상황이어서 남은 강력팀원들은 2인 1조로 움직이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도내 다른 경찰서의 강력팀 형사 B씨도 "보이스피싱 수사는 사건 처리 자체가 다른 사건보다 오래 걸린다"며 "기존 업무도 사건 종결이 늦어지는 데 새로운 사건은 계속 쌓이는 형태니까 말일이 되면 막막해질 게 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 재편을 추진한 경찰청은 충분한 업무량 분석에 따라 부서별 정원을 조정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서별 업무량을 분석해 정원조정이 이뤄졌는데, 보이스피싱 업무는 가중치도 더해 계산됐다. 또 피싱 범죄 중에 피해가 큰 건 지방경찰청에 신설된 '형사기동대'에 이관될 계획이라 업무량도 조절될 것"이라면서 "이제 시작된 만큼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선의 업무 부담 정도를 파악한 뒤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