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영양제, 과연 뇌기능 개선에 도움 될까?

콜린알포세레이트, 치매 초기 제한적 효과 연구
증상 없는 사람은 복용해도 치매 예방 효능 없어
되레 구역·불면·적개심·신경질·경련 등 부작용
과량 섭취하면 혈중 TMAO 상승해 뇌졸중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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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뇌영양제가 정말 뇌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질병인 치매, 이러한 두려움은 뇌영양제의 구입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뇌기능 개선제 또는 뇌영양제로 알려진 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로, 치매 초기나 치매 환자에게만 일부 제한적인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있지만 치매가 없는 사람에게 인지기능 개선이나 치매 예방 효과는 없다.

치매치료제의 효능과 효과도 근거의 수준이 낮아 미국의 경우 약제가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규정돼 있다. 국내에서와 같은 효능으로 홍보했던 현지 제약사들을 상대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제재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에서는 마치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하는 약제처럼 홍보되고 있어 건강보험료 청구 순위에서 단일 품목으로 항암제에 이어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치매 예방효과가 없는 뇌영양제를 오래 복용했을 때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 약은 구역·불면·적개심·신경질·경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더욱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뇌졸중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2021년 50세 이상 성인 1천200만여 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여부와 복용 기간 등을 추적 관찰한 결과,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43%, 뇌경색은 34%, 뇌출혈은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이미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표본에서 제외했으며, 뇌졸중 유발 요인을 동일하게 조정한 만큼 신뢰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콜린은 적색육, 생선, 계란 등에 풍부한 물질로 기억력과 같은 뇌기능에 관여할 수는 있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에 의해 염증과 혈액응고를 촉진할 수 있는 '트리메틸아민-N-산화물(TMAO)'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산한다. 비슷한 기전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과량 섭취하면 혈중 TMAO 상승으로 이어져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치매예방약으로 흔히 알려져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환자에게 특화된 의약품으로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남용하게 되면 오히려 뇌졸중의 위험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연·금주, 균형 있는 식생활, 운동, 양질의 수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만 꾸준히 실천해도 치매뿐 아니라 뇌졸중도 예방할 수 있다"며 "건강한 생활습관이 안전하고 확실한 뇌기능 개선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