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에 '비행기 테러' 허위채팅 실형

경찰 출동 소동… 30대 남성 집유 

온라인에서 허위로 비행기 테러를 예고해 실제 50명에 달하는 경찰력을 낭비시킨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내렸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0단독 한소희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협박, 협박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함께 선고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8시 20분께 한 인터넷 방송을 보다가 진행자(BJ)가 "오늘 밤 10시 제주에서 인천에 가는 비행기를 탄다"고 하자, 방송 채팅창에 "10시 제주도발 국내선 비행기를 테러하겠다"는 댓글을 달아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방송을 보던 한 시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A씨를 추적해 같은 날 의정부의 주거지에 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기남부 경찰이 제주 경찰에 공조를 요청했고, 이에 제주 경찰은 제주국제공항에 경찰특공대, 기동대, 경비대 등 48명의 경찰관을 약 3시간 동안 출동시키는 등 소동이 벌어졌었다.

재판부는 "피고는 '묻지마 범죄' 예고 글이 다수 경찰 병력 등을 현장에 출동하게 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렀고 실제 경찰력이 낭비됐다"고 판시하면서도 "협박 내용을 실현할 의사는 없던 걸로 보이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한편 A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장난삼아 그랬다"는 취지로 범행 이유를 진술한 바 있다.

/김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