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업장 직원이 공갈·강간 혐의
업주, 부천·성남 등서 재개후 성업
작년 검찰 송치뒤 기소 아직 안돼


"아빠한테 (성범죄)듣긴 했는데, 여기 오빠들은 괜찮은 거 아니에요?"

13일 오후 3시30분께 지하철 1호선 부천역 앞 번화가의 한 디스코팡팡(주식회사 디스코팡야) 사업장. 학교를 마치자마자 친구 3명을 데리고 놀러 왔다는 초등학교 4학년생 A양은 'DJ 오빠'들과 신나게 디스코팡팡을 즐기고 난 뒤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이 곳은 단골 고객인 미성년 여학생에게 공갈(대금갈취), 성매매 강요, 강간 등을 저질렀다가 지난해 9월 검찰에 송치돼 지금은 일부 재판을 받고 있는 직원들이 근무했던 '수원 디스코팡팡' 업주가 마찬가지로 함께 운영했던 사업장이다.

평일 낮임에도 초중고교생 손님이 끊이지 않던 이곳 디스코팡팡 팀장 B(23)씨는 "주말엔 300~400명이 찾지만 성인들도 많다"며 "티켓구매 강요나 성범죄는 전혀 없고 거리에서 전단지만 돌리는데 그 때도 나쁜 인식을 없애려 곰돌이 인형탈 같은 걸 쓰고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됐던 전국 여러 디스코팡팡 사업장 총괄업주인 40대 C씨를 아느냐는 질문엔 "알긴 하나 이곳과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이 사업장은 C씨에 의해 관리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 상가 건물 관리단 관계자는 "수원 사건 후 몇달 운영 않다가 지난해 9월쯤 재개했는데 이전과 변함없이 임차인은 C씨"라며 "항상 월세를 제때 안 내 2개월에 한번 전기 공급을 끊고 C씨로부터 항의 전화 받은 뒤에야 세를 받는 일을 반복하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C씨가 실질적 업주인 것으로 알려진 서현역 인근의 성남 디스코팡팡 사업장도 최근 영업을 재개했다. 해당 건물 관리소 관계자도 "재작년 여기로 업장을 옮기고 수원 사건 때 문 닫았다가 요새 다시 손님을 받는다"며 "월세와 관리비만 월 1천만원 가까이 되는데 하루 매출이 수백만원 단위로 적지 않은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각종 성착취 범죄를 드러낸 디스코팡팡 사업장이 다시 문을 열고 성황리에 운영되지만 정작 총괄업주인 C씨는 지난해 9월 불구속 송치된 뒤 여전히 기소되지 않은 상태다.

"(티켓)매출 높이라는 C씨 지시를 범죄 교사로 보기 어렵다"는 등 사유로 구속영장 발부를 기각당한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이 수사를 이어가지만 6개월 째 기소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디스코팡팡 직원들의 성착취 등 범행과 C씨 사이 인과관계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