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분당선 야탑역 승강기 공사

두 달째… 장애인 이용객 불편

이매역까지 이동 20분 차이

“장애인 이동권 침해사안” 지적

야탑역 돌아가라
성남시에 있는 수인분당선 야탑역 하행선 승강장 엘리베이터가 2달 넘게 교체 공사로 막혀있다./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휠체어 이용 고객님은 상행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모란역으로 가셔서 하행선열차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성남시 야탑역 수인분당선 수원 방면으로 가는 열차 승강장엔 두 달 넘도록 엘리베이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코레일 측은 엘리베이터 공사 기간 중 야탑역을 이용하는 휠체어 이용객에게 수원 방면으로 가는 하행선 열차를 타기 위해선 서울 방면으로 가는 상행선 열차를 타고 모란역에 가서 다시 하행선으로 돌아가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9시 코레일의 안내대로 야탑역 다음 역인 이매역까지 가보았다. 비장애인이라면 계단을 이용해 9시 하행선 열차에 탑승해 9시 3분께 이매역 도착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행선 열차를 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승강장으로 내려가니 9시 1분 열차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6분을 기다려 9시 7분 상행선 열차를 타고 모란역에 도착하니 9시 11분이었다.

이후 다시 하행선 열차를 타기 위해 건너편 승강장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했지만, 9시 13분 모란역에 도착하는 하행선 열차를 놓쳤다. 다시 4분을 기다려 9시 17분 열차에 탑승했고 이매역에 도착하니 9시 23분이었다.

돌아가라
수인분당선 야탑역에 엘리베이터 공사로 휠체어 이용객은 인근 역으로 이동해 우회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이동시간은 20분이나 차이 났다. 배차 간격이 5분 내외로 짧은 아침 시간대에 20분 차이니 배차 간격이 10분 가까이 나는 오후 시간대엔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자명했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야탑역 엘리베이터는 현재 노후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가 진행 중이며 해당 공사가 완공되는 대로 반대편 상행선 승강장 엘리베이터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야탑역 외에도 수인분당선 내 다른 역의 엘리베이터 역시 노후화돼 별다른 보완 대책 없이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가 진행될 경우 그때마다 휠체어 이용객들의 불편함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코레일은 올해 1월 시흥시 오이도역 수인분당선 엘리베이터 공사로 휠체어 이용객에게 동일하게 다른 역으로 이동하라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에도 경기도 내 장애인 단체에서 민원을 제기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건 없는 상황이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혜민 활동가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고려하지 않고 막연히 인근 역을 사용하라는 방침은 분명한 권리 침해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 관계자는 “교통약자 등 고객안전을 위해 노후된 엘리베이터를 교체하는 것으로 이용자의 양해가 필요하다”며 “교통약자편의증진법에 따라 각 승강장에 1개 설치하게 되어있고 공사 등에 대비한 추가적인 설치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