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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한 경제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문해력이 일선 교육현장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문해력이 있어야 타인과 제대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문해력은 인간을 세상과 연결하는 가장 기초적인 능력인 셈이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유튜브, 숏폼 등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문해력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국제학업성취도(PISA) 지표에 따르면 2022년 한국 학생들의 '읽기' 분야 평균 점수는 515점으로 2009년(539점)보다 크게 떨어졌다. 문해력 저하는 교육격차도 불러온다. 같은 지표에서 읽기분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09년 5.8%에서 2022년 14.7%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일선 교육 현장에선 문해력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대개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눠야 문해력을 늘릴 수 있는데, 이미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책 대신 스마트폰이 익숙하다 보니 교육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다. '읽기 따라잡기' 프로그램 등 전문성이 있는 교사가 학생과 1대 1로 만나 지도하는 교육이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인력, 예산문제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다문화 가정에서 더욱 심하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한국어·한국문화 적응은 느린 편인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또래들과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기회가 줄면서 언어 발달도 뒤처졌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한국 가정의 자녀보다 언어 발달이 1~2년은 더 느리다는 게 다문화가정 센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느끼는 교육 문제는 구체적이지만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교육 공약들은 대개 인프라 확충에만 머물러 있다. 교육특구지정, 미래교육도시 선포 등이 대표적이다. 과밀학급이 심한 지역은 학교 설립, 교육열이 심한 지역은 사교육비 경감 등도 단골 공약이다.

교육 현장과 유권자들은 이런 책상머리 공약이 아닌 맞춤형·현장형 공약을 필요로 한다. 총선을 17일 남긴 지금, 후보들의 정성스러운 벼락치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동한 경제부 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