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 위치한 골목에는 다른 식당과 상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택들이 모여 있는 골목이었다. 이름도 알 수 없어 건물 1층에 있는 이용원 이름을 지도앱에 검색해 위치를 파악했다. 건물 앞 작은 안내판에 쓰여진 '아침만 제공!' 글자를 보고 나서야 목적지를 잘 찾아온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학생들에게 매주 목요일마다 아침밥을 천원에 제공하는 특별한 식당이었다. 치솟는 물가에 점심 한 끼 사먹기도 부담스러운 요즘, 따뜻한 밥을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개인이 공간을 마련해 시작한 밥집이었다. 대학교 식당에서도 '1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량이 한정돼 티케팅 수준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정경미씨는 "어서 오세요"라고 반겼다. 주방에선 음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갓 지은 밥과 국에선 모락모락 김이 났다. 정씨는 이른 아침 고생했다며 따뜻한 커피를 내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부터 인하대 후문에서 도시락 나눔을 해왔다는 그는 무료로 학생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려고 했다. 식당을 방문한 대학생들이 제발 "돈을 받아달라"며 요청해 기부금 형식으로 1천원을 받기로 했다.
정씨는 인근 교회에서 월세를 지원받고, 사비와 자원봉사자의 기부금으로 식재료를 샀다. 인테리어사업을 하는 남편과 함께 식당 내부를 꾸몄다.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지인들에게 얻었다. 혹시라도 주변 상권에 피해가 갈까 가게 위치도 식당 골목과는 먼 곳으로 정했다. 점심식사가 아닌 아침을 제공하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식재료 값이 많이 올랐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다행히 식당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작은 소망은 4월부터 더 자주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다. 정씨는 오늘도 따뜻한 아침밥을 짓고 있다.
/백효은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