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김준성 교수(재활의학과)가 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4.4.2. /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제공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김준성 교수(재활의학과)가 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4.4.2. /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제공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원의 한 대학병원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 행렬에 동참했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해당 병원에 재직 중인 교수 185명 중 130명이 지난달 26일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는 성빈센트병원의 전체 교수 중 70%에 달한다.

수원에 위치한 상급종합병원인 성빈센트병원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후 한 달 반 동안 교수들이 직접 당직을 섰고, 진료와 수술을 도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교수들은 피로가 누적돼 정신,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비대위는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정부의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김준성 성빈센트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일방적 의대 정원 확대와 배정에 따른 이번 의료사태로 의사들이 국민의 공적이 됐다”며 “전공의 제자들이 병원을 떠나게 만든 현 상황에 교수들은 회의감을 느끼고, 좌절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임의도 대부분 병원을 떠났기에 현재는 교수들만 남아 병원을 지키고 있다”며 “교수들도 당직과 진료, 수술을 병행하면서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을 넘는 경우도 많아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정부에 대한 분노와 함께 집단적인 우울증세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의) 의대 정원 역시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5년 의대 증원 배정을 중지하는 것”이라며 “대통령님과 전공의와의 직접 만남을 진행해 주시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어렵게 성사되는 만남이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