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유명인을 사칭한 광고와 사기가 횡행해 유명인들이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모임까지 직접 만들어 대응에 나선 가운데 경기남부 경찰이 유명 투자전문가인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18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3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중국·캄보디아 등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국내 유명 투자전문가를 사칭해 공모주 투자리딩(유사투자자문) 등으로 투자자들을 속인 투자사기 조직원 17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중 국내총책 박모(37·여)씨 및 김모(38)씨 등 11명이 구속됐으며, 불구속 입건된 나머지 5명과 함께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해 8~10월 인스타그램이나 네이버 등에 유명인을 내세운 ‘무료 주식강의’ 광고를 올려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뒤 모바일 단체 채팅방에서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등 속여 85명에게서 186억 원을 입금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들은 가짜 증권사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실제 고수익을 내는 것처럼 하거나, 단체 채팅방 내 투자리딩을 진행하는 불상의 교수와 관련해 실제 해당 신상정보가 포털사이트에 검색되도록 하는 등 투자자들을 속이려고 치밀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첩보 입수 후 경찰이 계좌추적 등 수사를 이어간 결과 인출책부터 시작해 자금세탁•관리책에 이어 국내총책까지 특정해 순차적으로 검거하는 등 다수 조직원들의 덜미를 잡았다.
경찰은 현재 해외 체류 중인 일부 관리책과 자금책 등 3명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으며, 중국이나 캄보디아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 총책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 조직원들이 무료 주식강의 광고 등에 유명 투자전문가인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사칭해 내세운 것처럼 최근 유명인을 사칭한 광고나 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속출하는 실정이다.
이에 최근 사칭 피해를 입은 유명인들이 직접 ‘유명인 사칭 온라인 피싱 범죄 해결을 위한 모임’이란 단체를 만들어 정부의 해결 노력과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도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이 모임은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는데, 여기엔 유명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김미경 씨를 비롯해 개그우먼 송은이 씨와 이번 사건 사칭 피해자인 존 리 전 대표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