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서 도파민 생성되지 않아 생기는 병

손발 떨리거나 몸 뻣뻣해지고 걸음 불안
상당수 나이탓 인식해 뒤늦게 병원 찾아
완치 힘든 질환… 조기진단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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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이다. 파킨슨병은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1817년 최초로 학계에 보고했다. 그의 생일이 파킨슨병의 날로 정해졌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뇌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생성이 되지 않아 생기는 병이다. 도파민은 근육을 조절해 신체 운동과 평형에 관여한다. 마치 기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도파민 생성이 안 되거나 기능을 제대로 못하면 손발이 떨리거나, 움직임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몸이 뻣뻣해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기도 한다.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파킨슨병은 전체 환자의 5~10%가 유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계속해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전체 환자의 약 85%를 70대 이상이 차지할 정도로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다"라며 "최근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2년 파킨슨병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2만547명으로, 2017년(10만716명) 처음 10만명을 돌파한 이후 5년간 16.5% 증가했다.

파킨슨병 환자 상당수는 단순 노화로 오인해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허 교수는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에 전형적인 운동장애 증상이 아닌 후각장애, 변비, 우울 증상이 우선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환자들이 단순 노화로 인식하기도 한다"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약물과 운동치료가 원칙이다. 수술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기에 하는 것을 권장한다.

허 교수는 "파킨슨병은 약물로 지속적으로 조절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약에 대한 부작용이나 장기적인 투약으로 약효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허 교수는 이어 "파킨슨병이 완치가 힘든 난치성 질환이다 보니 진단을 받더라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치료제와 치료기술의 발달로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높아졌으니 신경외과를 찾아 정밀한 검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