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원대 사기 인터넷 카페 운영자
법원 “죄질 좋지 않다” 중형
사기방조 남편은 무죄
상품권을 싼값에 팔겠다고 인터넷 카페 회원들을 속여 수백억원을 가로챈 50대 여성(2023년 5월30일 온라인 보도)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손승범)는 11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터넷 카페 운영자 A(51)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아들 B(30)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상품권 사업의 실체가 없는데도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며 돌려막기 방식으로 범행했다”며 “경찰 조사를 받고도 지속적으로 투자금을 모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지금도 정신적·경제적 고통 속에 살아가며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사과나 피해 회복 노력이 없었고, 동종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처벌 전력이 다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서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구형하고, 161억원을 추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재판부는 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남편 C(39)씨에게는 “범행을 용이하게 할 의사로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법정은 피해자들로 가득 찼다. 재판부가 선고 전 A씨의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남편 C씨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미안하다고 한마디라도 하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던 한 피해자가 법정 경위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만5천여명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상품권 등을 미끼로 회원 70여명으로부터 17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 비슷한 수법으로 회원 290여명으로부터 485억원의 자금을 불법으로 모으는 유사수신 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유사수신 행위는 은행법 등에 명시된 인가나 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B씨와 C씨는 A씨의 사기 범행을 알면서도 명의를 빌려주거나 신용카드와 계좌를 제공하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맘카페를 운영하며 회원들에게 ‘상품권을 싼값에 팔 테니 사려는 회원은 연락을 달라’며 이른바 ‘상테크’(상품권 재테크의 줄임말)를 제안했다. 그는 “평소 자주 거래하는 업체에서 다량으로 싸게 상품권을 살 수 있다. 상품권을 사고 팔면서 액수를 불리면 무조건 수익을 만들어주겠다”며 회원들을 유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A씨가 일정 금액 이상의 상품권을 사면 원금의 15∼3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처음 몇 차례는 상품권을 주며 신뢰를 쌓은 뒤 2021년 12월께부터 돈만 받아 챙겼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