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당정역 구간' 또다시 비극
시설 관리 미비… 선로 진입 가능
1년전 유사사례 당시 추가사고 예견
관계자 "구체적 경로, 수사 파악중"
최근 지하철 1호선 의왕~당정역 구간 선로에서 80대 남성이 전동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4월15일자 인터넷 보도=1호선 의왕~당정역서 80대 남성 사망…철도 당국 “다각도로 조사 중”)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구간의 경우 안전시설물이 제대로 설치·관리되지 않아 선로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구간에선 1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부실 관리가 도마에 오르는 한편 보다 철저한 시설물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16일 오후 찾은 지하철 1호선 의왕~당정역 구간은 외부인이 무단으로 선로에 진입할 수 있는 허점이 있었다.
선로 인근에는 울타리가 설치돼 외부인의 진입을 막았지만 무방비하게 뚫려 선로를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지점도 있어 전동열차와의 충돌사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울타리의 일부 지점에는 성인 남성이 오갈 수 있는 크기의 구멍이 뚫려있었고, 울타리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도 있어 선로 진입이 가능했다.
당정역 인근 울타리에는 세로 80㎝, 가로 50㎝가량의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울타리 안쪽으로 전동열차와 기차 등이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구멍을 통해 언덕을 내려가면 의왕~당정역 구간 선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울타리 설치가 미흡한 지점도 발견됐다. 해당 구간 선로와 인접한 의왕역 인근 철도박물관로(당정역 방향) 인도 일부 구간에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성인 남성 허리 높이 정도의 담은 있었지만, 선로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높은 울타리는 설치되지 않아 낮은 담을 넘으면 곧장 의왕~당정역 구간의 선로로 진입이 가능했다.
해당 구간의 경우 지난 2022년 11월에도 선로에 무단 침입한 70대 남성이 전동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어서 안전시설물 관리가 시급해 보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철도 공중사상사고 사상자는 총 51명으로, 연평균 10.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 선로 무단진입으로 일어난 사고로 파악됐다. → 그래프 참조
현장에서 만난 의왕역 관계자는 "선로 주변에 울타리가 설치돼 선로 무단 진입을 막고 있다. 어떻게 선로에 들어가셨는지 의문"이라며 "사고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0.1%의 가능성까지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고,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수사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며 "전동열차 등이 지나가는 일반철도 선로 주변 모두에 방호 울타리를 설치해 일반인의 선로 무단 진입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