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예정된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19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예정된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고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재판 막바지에 이르러 쏘아올린 ‘술판 진술조작’ 의혹이 점차 힘을 잃는 모양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지목한 수원지검 담당 검사실에서의 이른바 ‘술판’ 일시와 당시 교도관에 의해 작성된 출정기록이 불일치한 걸로 나타난 데다 이 전 부지사를 제외한 당사자들의 “사실무근” 입장이 계속되면서다.

19일 오전 9시30분께 자신의 쌍방울 그룹 횡령 사건 피고인으로 출석하고자 수원지법을 찾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은 취재진에게 “(검사실에서)술을 마실 수 없다.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청사 안에서 저녁 식사를 했느냐’는 질의엔 “주말 조사 때는 안에서 밥을 먹는다. 구치감에서”라고 답했다. 그런 경우는 있으나 검사실이 아닌 수원지검 청사 앞 별도로 마련된 구치감에서 한다는 것이다.

전날인 18일 수원지검이 공개한 수원구치소의 출정기록에도 이 전 부지사 측이 ‘술판’ 일시로 지목한 지난해 7월 3일 오후 5시께는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 등이 검사실에서 나와 구치감으로 이동한 것으로 돼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맨 위), 방용청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가운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맨 아래)가 지난해 7월 3일 오후 5시5분께 수원지검 담당 검사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빠져나갔다는 내용의 수원구치소 출정기록. /수원지검 제공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맨 위), 방용청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가운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맨 아래)가 지난해 7월 3일 오후 5시5분께 수원지검 담당 검사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빠져나갔다는 내용의 수원구치소 출정기록. /수원지검 제공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이자 그와 함께 이번 의혹을 제기한 김광민 변호사는 자신들이 당초 지목한 지난해 6월 30일 직후 이외 다른 시기이거나 더 먼 날짜에 ‘술판’이 있었을 가능성을 재차 내세웠다.

김 변호사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오후 5시 이후라 한 건 이 전 부지사가 그렇게 기억해 내게 말한 것”이라면서도 “7월 3일, 5일 등 날짜는 이 전 부지사가 6월 30일 직후라고 한 걸 토대로 내가 추측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 먼 다른 날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검찰이 자료를 공개한 지난해 6월 28일, 7월 3일, 7월 5일 이외 다른 날에 ‘술판’이 있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다.

그러면서 “법무부에 지난해 5~7월치 (이 전 부지사 관련)모든 출정기록 공개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검찰만 제공받아 선별적으로 공개한다”며 “특정 날짜 이외 모든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는 현재 지속되는 ‘술판 진술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오는 22일 접견 예정인 김 변호사를 통해 추가로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