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에 민원… "토지주와 해결을"
땜질 처방 그쳐… 주민만 불안
수년 전 폭우로 무너진 옹벽이 주택 담장을 덮치는 사고(2022년 8월10일 인터넷판="우리집 옹벽 무너진다" 호소에 "다른 부서 소관" 답변한 화성시)가 났지만, 현재까지도 원상복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사고로 피해를 본 이들은 하루하루 불안감 속에 살고 있지만, 관할 자자체에선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방수포를 설치하는 등 임시조치만 하고 있어 피해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4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8월 화성 송산면 칠곡리 147 일원에 있는 한 주택으로 토사가 덮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3m 높이의 담장이 무너지고, 주택 내 창고와 벽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대략 6천여만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고는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해당 주택과 대략 2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옹벽(높이 10m~15m)이 무너져 내리면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옹벽은 인근 폐기계 재활용업체를 운영하는 토지주가 건설했다.
이에 해당 주택에 사는 70대 노부부는 언제 다시 무너져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화성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현재도 옹벽이 설치되기는커녕 땜질식 처방만 되풀이되고 있어 이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현장에는 10여m 높이로 쌓인 토사가 옹벽이 아닌 곳곳이 찢겨진 방수포로 덮여 있는 상태로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모습이었다. 그나마 주택가와 인접한 하단부에는 흙을 채워 놓은 톤 마대 20여개가 쌓여 있었지만, 이마저도 임시방편에 불과해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70대 A씨는 "2018년에는 밭이었는데, 어느 날 성토를 하더니 4m (우리집)담장보다 2~3배나 높은 옹벽이 생겼다"면서 "공사할 때도 분명히 무너질 것 같다는 민원을 화성시에 제기했는데, 결국 무너져내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달라진 건 없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은 무서워서 잠도 못 이루는데, 시에서는 토지주와 해결하라고만 하니 너무 무책임하다"며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만큼 적극적인 민원처리로 단 하루라도 편하게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관련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시설물 안전법상 토지주가 원상복구를 해야 하는데, 토지주가 현재는 어렵다고 해 최대한 붕괴를 예방하고자 방수포 등을 설치한 것"이라며 "해빙기나 우기 등 취약한 시기에 전문가와 함께 현장점검을 하는 등 시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석·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