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현장 감독했음에도 유죄… 현장 시공사 벌금 150만원
지게차 운전자가 운행 중 안전사고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화성의 한 상가 신축공사 현장소장이 직접 현장을 관리·감독했음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6단독 정승화 판사는 업무상과실 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현장소장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함께 기소된 해당 현장의 시공사를 상대로는 벌금 150만원 형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 2022년 3월 7일 화성의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반장을 통해 지게차 운전자 B씨에게 지게차 운행을 통한 타일자재 운반을 지시하면서 관련 작업계획서 미작성, 사고예방 조치 미이행 등으로 그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신축 중이던 건물 내 한 경사로 위 층에 타일자재를 올려둔 뒤 후진으로 아래 층으로 내려오던 과정에서 난간과 추돌해 전도된 지게차에 깔려 숨졌다. B씨는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재판부는 "도급계약의 경우 도급인에겐 수급인의 사고방지 관련 안전조치 의무가 없으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했다는 사정이 있는 경우엔 도급인에게도 그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피고인 측은 B씨의 근로계약 형태 등을 이유로 A씨에게 그에 대한 안전조치 이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고, 타일 하차 후 통상적 운행법과 달리 후진으로 내려오는 등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발생 사이 인과관계도 인정된다"는 취지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