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땐 '상생 협약'… 재계약땐 "폭탄 인상"

수원 도이치오토월드 중고차 매매상사 '임대료 급등' 반발

4년전 경기도·수원시 등과 협약
"기간 만료되자 주차비 50% 올려"
"논의 없이 일방… 합리적 수준을"

경기도와 수원시로부터 사업시행 인허가 지원 등을 받는 상생협약을 토대로 조성된 중고차매매단지 '수원 도이치오토월드'가 단지 내 매매상사들과의 계약기간 만료와 동시에 협약사항을 사실상 위반한 재계약을 강행하고 나서 임차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허가 혜택만 누린 채 '4년 짜리 상생'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오전 도이치오토월드 등 수원 지역 중고차단지 매매상사 대표들로 구성된 수원자동차매매협동조합(이하 조합) 조합원 20여 명은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도이치오토월드 앞에서 집회를 열고 "4년 전 상생협약은 잊었느냐"며 "임대료 50% 폭탄 인상을 강력 규탄하고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0여 개에 가까운 도이치오토월드 내 매매상사를 상대로 도이치 측이 이달 초 전달한 임대차계약 갱신 안내문 때문이다. 여기엔 임대료를 기존 대비 50%가량 인상하고 주차장 이용요금도 1대당 15만원(기존 1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고도 언급됐다.

조합원들은 도이치 측이 4년 전 다자간 상생협약을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도이치오토월드(2020년 준공) 신축공사 인허가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 2015년 12월 30일 경기도(도지사 남경필)와 수원시(시장 염태영), 도이치모터스(주)(대표이사 권오수), 조합(조합장 이수진) 등은 상생협약을 맺었다.

도이치모터스가 직접 분양해 수익을 낼 예정이던 도이치오토월드의 조속한 사업시행 인허가 등을 경기도와 수원시가 지원하는 대신, 도이치 측은 단지에 들어 올 조합원에 대해 '1대당 주차비 10만원 이하 및 최하 5년 보장' 등 상생 요건들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중고차를 전시해 판매하는 매매상사들에게 주차비는 곧 운영비로 직결된다. 하지만 당초 매매단지 사무실 한 칸당 보증금 3천만원에 월 임대료 500만원(사무실 한 칸당 40대 주차, 1대당 주차비 10만원 및 월세 포함)이던 금액이 이번 재계약 요건에서 각 1억원과 750만원(〃 1대당 주차비 15만원 및 월세 포함)으로 급증했다.

이에 이번 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인상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현실적 수준에서 합리적 협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건데, 전혀 논의되지 않은 폭력적 수치로 일방되게 통보하고 계약 종료까지 언급해 조합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한편 도이치 측 복수의 고위 관계자는 경인일보의 여러 차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는 등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김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