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수주액 작년대비 22% 하락
공장·창고 등 민간부문 감소 탓
서울·인천과 달리 회복세 더뎌
업계 "공공부문 확실한 투자필요"
건설업계 침체가 공사비 상승,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경색, 미분양 증가 등으로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내에서도 경기지역의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인천과 달리 민간부문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3월 수도권 시도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월 대비 22.0% 하락한 3조6천145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공부문에서 기계설치, 토지조성, 상·하수도 등의 수주가 늘어 53.1% 증가했지만, 민간부문에서 공장·창고, 재건축주택, 오락·숙박시설 등의 수주가 줄어 41.5% 감소한 영향이다.
건설업계 경기 불황 여파로 경기도 건설수주액은 올해도 감소세다. 지난 1월과 2월 건설수주액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8.8%, 39.6% 감소한 2조7천529억원, 2조7천397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런 흐름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3월과 2023년 3월 경기도 건설수주액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9.2%, 40.3% 감소한 5조7천160억원, 4조1천153억원이다.
반면 서울과 인천의 분위기는 달랐다. 지난 3월 기준 서울과 인천의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7.1%, 56.5% 상승한 1조9천264억원, 4천422억원이다. 민간부문 감소세가 줄었고, 공공부문에서 철도·궤도, 관공서, 발전·송전 등의 수주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같은 달 전년 동월 대비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건설수주액을 보면, 서울은 각각 772.2% 상승·0.9% 감소했고, 인천은 169.1%, 37.5%씩 상승했다.
민간부문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만큼, 공공부문에서 확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건설 경기 회복과 내수 진작을 위해 올해 SOC 예산을 지난해보다 5.3% 늘린 20조7천776억원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SOC 사업의 공사비가 민간부문보다 비교적 낮아 사업 참여 동력이 크지 않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경기지역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민간 기업들도 경기가 좋지 않아 토지가 있더라도 사업을 진행하지 않아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서울 쪽은 바닥을 치고 이제 회복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경기도는 시장 자체 규모가 커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SOC 등 공공부문의 공사비를 현실화하는 등 확실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