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조수진교수 등 연구팀
세계 최초로 아시아인 대상 비교 분석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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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발두통 치료에서 고농도 산소치료가 약물치료보다 통증감소 효능이 뛰어나고 환자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비교 분석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군발두통은 한쪽 눈 주변이나 측두부의 극심한 통증과 함께 눈물, 콧물, 코막힘, 결막충혈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동반되는 두통이다. 통증이 시작되면 15분 이상 지속되며, 이러한 통증이 하루 8번까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군발두통으로 인한 통증은 신체의 기능장애까지 유발할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군발두통은 통증이 발생했을 때 100% 산소를 15분간 흡입하는 산소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소치료는 전세계 50% 국가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산소치료의 효능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이상화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군발두통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산소치료와 약물치료를 무작위로 배정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능을 비교했다.

18명의 환자는 산소치료를 먼저 받았으며, 14명의 환자는 약물치료를 먼저 받았다. 이후 산소치료 그룹은 2회 산소치료 후 약물치료를 받고, 약물치료 그룹은 2회 약물치료 후 산소치료를 받는 크로스오버 연구설계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 '통증이 완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산소치료와 약물치료에서 각각 15분 후 31.7%와 12.9%, 30분 후 57.1%와 38.7%, 60분 후 87.3%와 67.7%, 120분 후 92.1%와 87.1%로 산소치료를 받은 그룹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산소치료 그룹이 높았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소치료와 약물치료 그룹의 치료효과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특히 치료 30분과 60분 후에 산소치료 그룹은 약물치료 그룹보다 더 큰 통증의 개선 효과가 있었다. 환자의 만족도 역시 산소치료 그룹이 높았으며, 산소치료 후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는 0명이었다.

조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산소치료가 약물치료와 비교해 더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군발두통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으며, 환자의 만족도가 높고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시아의 군발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비교실험을 통해 산소치료의 효능을 입증한 첫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 군발두통 환자는 산소발생기 치료의 보험급여를 받을 수 없다. 대여 또는 구매 비용의 부담으로 치료를 주저하는 환자가 많아 산소치료가 확대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많은 환자들이 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