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원인 밝히지 못해 불치병 묘사
방사선·수술·새로운 항암치료 방법 등
최근 의학기술 발달로 효과 많이 개선

뇌종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한 드라마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됐다.
드라마 등의 소재가 되는 뇌종양은 치료가 어려운 불치병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는 현대 의학으로 아직까지 뇌종양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뇌종양은 말 그대로 뇌 안에 생기는 종양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는 뇌종양을 120여 가지로 분류한다. 뇌에 생기는 종양과 뇌를 둘러싼 뇌막에 생기는 종양, 뼈나 뇌신경에 생겨 뇌를 압박하는 종양 등을 모두 뇌종양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에야 뇌종양에 대한 역학조사가 시작됐다. 뇌종양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종은 뇌막에 종양이 자라는 뇌수막종, 이어 뇌하수체 종양과 신경교종, 뇌암이라고 불리는 악성 뇌종양, 신경초종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뇌종양은 일반적인 두통과 다르게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이기택 교수(신경외과)는 "잠을 잘 때는 호흡이 불규칙해 혈액 내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게 되고, 혈관이 확장해 뇌 안으로 피가 많이 들어오게 된다"며 "종양으로 인해 뇌압이 올라있는 상태에서 피가 뇌로 많이 올라오면 뇌압이 갑자기 확 오르고 심한 두통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종양이 전두엽에 생기면 성격장애, 언어장애, 팔다리를 못 쓰는 운동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후두엽에 생기면 물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측두엽의 경우 간질이나 발작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교수는 "만약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에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한 번쯤은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뇌종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최근 의학기술이 발달해 과거보다 치료 효과가 많이 개선되고 있다. 뇌종양의 치료는 크게 수술과 방사선 치료, 약물(항암)치료로 나뉜다.
뇌종양은 수술이 가능하다면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다만 종양이 뇌에 파고들어 있는 경우 뇌의 일부를 함께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심한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치료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방사선 치료는 종양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이다. 최근에는 다량의 방사선을 한 번에 쏴 종양을 칼로 오려내듯 치료하는 '방사선 수술'도 많이 쓰인다. 종양이 뇌의 깊은 곳에 있거나, 접근 과정에서 환자에게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만들 수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치료법을 결정하게 된다.
이 교수는 "코로 뇌에 접근하는 내시경 수술법이 발달하고, 새로운 항암치료 방법들도 나오고 있어 치료 결과가 예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