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진행건수·낙찰률 전월대비 증가 지속
경기지역서 낙찰가·응찰가수 전국 1위 나와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아파트 경매 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금융부담을 견디지 못한 매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최고 낙찰가와 가장 많은 투자자와 실수요자가 몰린 물건 모두 경기지역에서 나와 경매 시장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전월(2천663건) 대비 18.1% 증가한 3천144건으로 지난 2020년 11월(3천593건)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3천건을 돌파했다. 낙찰률은 전월(35.3%)보다 5.3%p 상승한 40.6%를 기록했고, 낙찰가율은 86.1%로 전달(85.1%) 대비 1.0%p 오르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지역의 경우 아파트 진행 건수는 650건으로 전달(577건)보다 12.7%가 증가했으며, 낙찰률은 전달(43.5%) 대비 3.9%p 상승한 47.4%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87.7%로 지난달(87.3%)보다 0.4%p 올랐다.
이어 인천지역 아파트 진행 건수는 217건으로 전달(166건)보다 30.7%가 늘었고, 낙찰률은 35.0%로 전월(34.9%)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낙찰가율은 79.3%로 전월(82.8%) 대비 3.5%p 하락했는데, 인천 미추홀구 내 전세사기 피해 아파트 여러 채가 저가에 낙찰되면서 전체 수치를 끌어내렸다고 지지옥션 측은 설명했다.
지난달 최고 낙찰가 물건은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토지(3만4천505㎡)로 감정가(128억9천481만원)의 141.1%인 182억원에 낙찰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 등이 응찰한 물건 역시 시흥시 월곶동에 있는 아파트(전용 33㎡)로 92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1억4천100만원)의 106.4%인 1억5천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예전 부동산 상승장 때 매수한 물건인데, 투자자들이 고금리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면서 은행에서 경매를 신청하는 임의경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고 낙찰가 물건은 서울 접급성이 뛰어난 입지 탓에, 최다 응찰자가 나온 매물의 경우에는 이자 부담이 덜한 물건에 실수요자가 몰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