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입맛 따라 오르락내리락
시범사업은 열악한 비수도권 우선
경인지역, 잇따라 포함·제외 반복
검토 과정 뚜렷한 기준 없어 '혼란'
경인지역 '인구감소지역'이 뚜렷한 기준 없이 정부 부처의 입맛에 따라 공모사업에 포함되거나 제외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가 경인지역을 포함해 전국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할 당시만 해도 정부 지원을 기대했던 경인지역 인구감소지역은 잇따른 '수도권 역차별'에 허탈한 분위기다.
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인지역 인구감소지역은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인구감소지역 관련 정부 공모사업에서 잇따라 제외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규모 관광단지' 조성계획 대상에서 빠졌고 올해 국토교통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공모사업에서도 비수도권만 대상에 포함해 수도권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 역시 수도권 인구감소지역은 제외돼 이를 준비했던 시·군은 허탈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해 행안부의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의 경우 인구 유출로 고민이 깊은 도내 지자체가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 준비해왔지만, 막상 공모사업 공고에서 수도권 등 일부 인구감소지역을 제외시켜 기회조자 얻지 못하고 노력은 물거품됐다. 사실상 정부 부처의 입맛대로 대상을 정하는 일이 이어지면서, 경인지역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음에도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정부 부처 대부분은 더 열악한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먼저 시범사업을 해보고 추후 대상을 확대하겠다거나,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대상을 제한했다는 등 저마다 제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검토 과정에 뚜렷한 기준 없이 오락가락 대상을 정한다는 것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와 행안부가 함께 추진하는 '지역혁신 공모사업'이나 법무부의 '지역 특화형 비자 사업' 선정에서는 경인지역 인구감소지역도 포함됐다.
도내의 경우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중첩규제에 개발이 쉽지 않아 청년 인구가 계속 유출되고 있어 인구소멸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행안부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수도권 인구감소지역의 역차별 문제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모사업은 각 부처마다 이뤄져 일관된 기준은 없고 내부 검토로 결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수도권 인구감소지역이 배제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