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웨스트윙 ‘바틀렛’ 같은 정치인 되고파”
수직적 당정관계 벗어나 할말해야 정부 성공
민주공화정의 원칙, 법앞에 평등을 실현해야
박정훈 대령-윤 대통령 한뜻… 항명죄 재논의
국민의힘 김용태(34·포천가평) 당선인은 4·10 총선 여당 최연소 당선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시절 청년 최고위원을 지내면서 이준석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쇄신 아이콘의 정병국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청년 정치인을 발굴·양성하기위해 설립한 청년대학에서 정치를 체험하며, 미국 대통령과 보좌관들의 일을 그려낸 정치 ‘미드’를 보고 정계 진출을 결심한 특이한 케이스다. 그래서인지 정치인 롤모델로 ‘웨스트 윙’의 극중 대통령인 바틀렛을 이상형으로 꼽았고, 인터뷰 당일 재의요구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과 정략적 계략이라 견제하면서도 ‘법의 앞에 평등’에 기초한 민주공화주의의 원칙을 윤석열 대통령이 바로 세워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22대 국회에 등원하는 다짐과 각오?
“22대 국회에는 정치 기능을 복원하고 싶다. 정치라는 것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주주의가 성장하는 과정인데, 여야가 타협하는 기회를 만들겠다. ”
-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인데, 가치와 철학을 말씀하신다면?
“당이 제게 원하는 소신정치, 혁신정치, 당을 넘어 젊은 정치인과의 교류, 유연한 사고 등을 녹여내도록 하겠다.”
-당내 쇄신 그룹 ‘첫목회’에 속하시나. 어떻게 활동하나.
“회원은 아니다. 원외 위원장이 주축이 되서 쇄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이 어려울 때 외곽에서 당을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감사하다.
저는 원내초선·재선 당선인들과 함께 공부모임을 주축으로 해서 입법기관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한다. 김재섭 당선인과 공부모임을 하려하고 초선 당선인 몇몇이 함께 하려 한다.”
-젊은정치인으로 기대가 높은데 김용태 당선인의 결의는?
“진정한 보수정당을 만들고 싶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는 개인의 창의가 모여 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양극화된 불평등을 좁히는 데 보수정당이 앞장서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중요하고, 재기하는 발판을 만들수 있고, 사회적 안전망을 공고히 만드는 것이 보수정당의 가치라고 본다. 개인의 노력만으로 합당한 대가를 받도록 공정한 운동장을 만드는 것도 보수정당이 나아갈 길이다. 특히 그중 불평등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 결과적으로 따뜻한 보수를 지향해야 한다.”
-정치의 롤모델?
“정치를 어렸을 때부터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때 즐겨봤던 드라마가 미국드라마 ‘웨스트윙’이다. 웨스트윙은 백악관 참모들이 있는 비서동을 일컫는 말이다. 대통령을 만들기까지 비서실장 대변인 정무수석 등의 역할을 그리고 있다. 바틀렛 미 대통령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와 유권자의 이해관계가 때로 충돌할 때 이 사람이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이상적인 대통령으로 나오는데,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다.”
김용태 당선인은 이 지점에서 ‘그런 정치인’을 ‘그런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가 번복했다. 단순한 실수일 수도, 담대한 정치 포부일수도 있다.
-당선되고 이준석 전 당대표와 통화했나.
“제가 먼저 전화드렸다. 서로 축하한다고 했다.”
-최근 천하람 당선인과의 대립에 대해
“개혁신당 정당 자체가 반윤 프레임에서 출발했다. 기본적으로 이 정부와 당이 잘 안되길 바라는 데서 시작한 분들이라, 아무래도 저희를 공격하면서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정치기술을 잘 구사하시는 것 같다. 다만 국민은 개혁신당에 다당제 기틀을 잡는 새로운 정치를 원할텐데, 지금 개혁신당이 보는 모습은 양당이 보여주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방향설정에 있어 성찰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여소야대,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192석의 야당을 상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야당도 밀어붙이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가령 원구성협상만 보더라도 법사위와 운영위를 다 가져가겠다고 말씀하고 있는데 관례에 잘 따라주길 바란다.”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가?
“지난 2년간 당이 보수정당 가치와 맞지않더라도 대통령실의 결정을 좇아가기 바빴던 잘못된 과거가 있다. 많은 국민들이 이번 총선에서 비판하셨다.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당이 중심이 되서 보수의 가치를 갖고 정강정책을 잘 전달하고 맞지 않으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건강한 당정관계다. 그것이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서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직구를 두고 여당에서 비판적 목소리가 있었다. 바뀌는 과정이라고 본다. 저희가 당정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향후 수권정당으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저희가 바뀌어야 한다. 수직적 당정관계를 가져가려는 분들이 있어도 그렇게 못할 것이라고 본다. 2년 전 윤석열 정권 시작했을 때의 상황과 지금은 너무나 상황이 달라 그렇게 못할 것이다.”
-대통령과 두번 만났다. 어떤 얘기 나왔나.
“윤대통령께서 추경호 원내대표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기재부총리, 공무원 출신, 정부 예산 운용 경험, 야당과 예산협상을 했던 경험들을 통해 야당과의 협상을 잘 이끌 것이라는 기대다. 또 그렇기에 민생정책을 정부에 많이 제시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채상병 특검법이 재의요구되서 국회로 돌아왔다.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 진상규명해야 하고, 혹여 외압이 있었다면 밝혀야 하지만, 지금 특검은 결과적으로 국정공백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당 대표 사법리스크를 막겠다는 의도다. 그러니 우리(국민의힘)는 일치 단결해 반대해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 찬성하는 분들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진지한 고민이다. 특검으로 밝힐 것이냐, 공수처의 선의에 기대어 밝힐 것이냐는 고민이다. 이런 지점에서 국민의힘이 힘이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당론으로 정하면 따라야 한다며 경고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지만, 여당은 폭넓은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정략적 음모, 계책에 여당이 동조하지는 않을 것이다.
박정훈 대령 건은 여당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니 대통령이 진상규명을 하려는 생각인나, 박정훈 대령이 양심적으로 조사한 생각이나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박정훈 대령의 행동이 기소대상인 항명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다시 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대해 박 대령의 양심이 대통령의 양심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요하다.”
-재의요구 10차례. 독선 프레임에 갇힌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재의 요구 명분을 야당이 주고있다는 것을 국민이 안다. 잘못이 대통령한테만 있나. 민주당에게도 원인이 있지 않나.”
-야당이 계속 밀어 붙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 대표 사법리스크 회피하기 위해 국정공백을 일으키고 입법을 밀어붙이는 것이라 본다.”
-전당대회 룰 개정을 해야 하나. 김 당선인이 생각하는 국민 대 당원 반영 비율은?
“민심을 전당대회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수권정당을 목표로 하는데 정당이 국민께 열려 있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50대 50을 얘기했지만, 30대 70이든, 20대 80이든 어느정도는 민심이 반영되야 한다. 이에 대해 황우여 비대위원장께서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 ”
-차기 지도부는 어떤 지도부가 구성돼야 하나?
“당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서 우리당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께 달려 있다. 총선 평가는 국정운영 평가다. 많은 국민이 윤석열 정부가 시작될 때 공정과 정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만인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민주공화정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다만 지난 2년간의 모습은 권력을 이용해서 측근을 비호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 사실의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께서 그렇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께서 다시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의 집행이라든지 만인이 법앞에 평등하다는 시대정신을 다시 세워주셔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국민의힘이 자정작용이 있는 정당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어떤 당 대표가 나와야 하나
“지금 정치 상황이 어렵다. 여소야대 상황이다. 정치력을 복원할 수 있는 분이 여당의 리더십으로 필요하다.”
-포천가평의 중점적 지역현안은 무엇인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법을 경기도 북부 발전을 이끌 초석이라고 본다. 개발행위 제한으로 부족한 것이 많은데,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 하면 결국 중앙정부의 마지막 답변은 경기북부도 수도권이라는 것이다. 경기북부 대부분이 지방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 경기북도법은 경기북부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초석이라 생각한다. 경기북도는 통일 대한민국의 중심인데, 그 청사진을 담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원 한명한명을 설득하겠다.”
“특별자치도의 이름, 평화누리특별자치도라는 이름에는 반대한다. 이 이름과는 다른 명칭으로 발의하겠다.”
-또다른 지역 현안이 있다면
“계속 말씀드리지만 역차별을 받았기에 가평은 접경지역 지정이 중요하다. 포천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대한 6군단유휴부지 30만평이 생겼다. 기부대양여를 조속히 마무리 해 민군상생복합타운을 유치하고 싶다.”
-지원한 상임위는?
“국토위를 1순위로 지망했다. 하지만 어떤 상임위를 가든지 지역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국민의힘이 왜 2030에게 인기가 없다고 보나.
“윤석열 대통령이 정의와 공정을 바로 잡아 줄 것이란 기대치가 높았는데, 미치지 못했다. 대통령께서 이 기대치를 복원시켜줘야 한다. 산업화시대, 민주화시대가 흘렀고, 이제는 민주 공화정의 시대라고 본다. 그 공화주의 원칙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
-젊은 보수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 해주신다면.
“총선에 참패해서 낙선인이 생겼다. 낙선인이 자기 질책도 하고 젊은 분들이 힘이 빠져있다. 그분들의 잘못이 아니다. 민주공화정에 대한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 정부와 여당이 심판을 받은 것이다. 우리에게는 산업화·민주화 유산이 있다. 이 유산을 갖고 대한민국 레거시를 갖고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진행=정의종기자
사진=강승호기자
정리=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