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분야 수요 늘어 필요성 급증
IT 기업 몰린 경기도 신축 집중
환경·안전 부작용에 주민 "NO"
지방 이전 독려·지원 나선 정부
업계, 접근성 이유 수도권 희망

인공지능(AI) 분야 수요 급증으로 필요성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정작 경기도 지역에선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IT 기업이 몰린 경기도에 전국적으로 계획된 신축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반면, 안전을 걱정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수요에 맞는 신축이 불가피하지만, 기피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지역민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정확한 안전기준 등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2029년까지 도에 설립 예정인 신규 데이터센터는 413개이며 전국(732개)의 56%에 해당한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국내 147개, 도에 44개가 있다. → 표 참조

AI와 IT 등 신산업의 수요에 맞춰 경기지역에 건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인터넷 트래픽과 클라우드, AI 서비스 등으로부터 나오는 데이터 수요량은 전체의 75%가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가 지난해부터 본격 활용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해 데이터센터의 설립 확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환경과 안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된다. 주민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사례까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고양시 일산서구에선 지하 2층~지상 5층(높이 49.84m) 규모로 지난해 3월 건축허가를 받은 데이터센터를 두고 전자파와 화재 피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시가 '직권취소검토'까지 발표했다.
안양·용인·양주 등 올해 수도권 내에서 건설 인허가를 받고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을 진행한 33곳 중 절반 이상인 17곳이 주민 반발 등으로 차질이 생겼거나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독려·지원하는 계획까지 발표해 수도권 입지를 줄이려 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접근성을 이유로 수도권 쏠림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입지는 AI, IT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중요하다"며 "회사 내부 전산실을 운영하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대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업을 시작하는데, 서버를 실시간 관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센터가 멀어질수록 대응력이 떨어져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 예정된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등 다가올 도내 데이터 수요량도 만만치 않아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현재 데이터센터 건립은 거주지 이격이나 전자파 위해성 조사 등의 강한 규제 없이 건축허가를 받으면 추진 가능하다.
이채명(민·안양6) 경기도의회 의원은 "문제는 현행법상 고압 전기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데이터센터가 주택가에 얼마든지 들어설 수 있는 상황이라 주민들의 불안이 큰 점"이라며 "주민 건강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고, 센터 부지 역시 배출된 온실가스를 흡수할 공원이나 산림 인근에 있도록 하는 법적 장치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