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도시공사 '장사혁신 포럼'

함백산추모공원·연화장 등 사례

혐오 이미지 해소·의견수렴 강조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은 화장시설이 아니라 신식 연구소처럼 보여요. 화장시설도 이같은 색다른 모습이나 문화예술 등을 혼합해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님비(NIMBY·혐오시설 기피현상) 시설로 꼽히는 장사시설이나 화장시설을 복합시설로 탈바꿈시켜 추진함으로써 잇따르는 '화장지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3일 수원시 장안구민회관에서 전국 최초로 장사문화에 관해 토론하는 '장사혁신 포럼'이 열린 자리에서다. 수원도시공사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선 늘어나는 장사수요에 따라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화장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권혁성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갈수록 심화하는 고령화로 인해 사망자 수는 급증하지만 경기도내 화장장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도 이날 포럼에서 강조됐다.

전국 연간 사망자 수는 지난 2020년 31만명에서 2030년 41만명으로 늘었는데, 2070년엔 70만명까지 폭증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러한 가운데 사망자 10명 중 4명이 수도권일 정도로 사망자는 수도권에 몰려있지만, 전국 화장장 62곳 중 수도권 소재 화장장은 7곳뿐이다.

장사시설이 님비시설로 전락한 건 낡고 혐오감을 주는 공동묘지 등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기 쉽기 때문이라고 이날 포럼에 참석한 박문수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이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신설할 장사시설을 복합시설로 변모시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성함백산추모공원은 사실상 연구소처럼 보이고, 수원시연화장은 문화예술 공연장처럼 비친다"며 "문화와 예술·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을 구현해 장사시설을 문화예술이 혼합된 복합시설로,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비전을 보여주며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화장시설 확충에 지원하는 보조금의 경우 화장시설에 한정된 문제도 이날 언급됐다. 박 과장은 "국비보조금은 화장시설 부분에만 지원돼 관련 건축물은 지자체 예산만 써야하는 상황"이라며 "장사법에 근거해 지원금이 나가는 터라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토론자였던 이창원 수원도시공사 수원시연화장 소장은 지역 주민들의 심도있는 참여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장은 "관할 지자체 의지도 중요하지만 원주민들이 시설 건립을 계획하는 초기부터 개입해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있다면 님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