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인천시청에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2024.5.24 유진주기자/yoopearl@kyeongin.com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인천시청에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2024.5.24 유진주기자/yoopearl@kyeongin.com

“기후변화는 나라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세계시민 정신을 갖고 생각해야 합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인천시청을 찾아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지방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반 전 총장은 한국인 중 처음으로 UN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 채택, 파리 기후변화 협약 타결 등의 업적을 이룬 인물이다.

이날 특강에는 인하대·인천대·겐트대 등 학생들과 중·고등학생, 시민, 공무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특강에서 UN 사무총장 시절 세계 각국을 돌며 목격했던 기후위기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며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제가 사무총장이 됐을 땐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임기) 중간쯤엔 지구가 열이 난다고 했다”며 “지금은 지구온난화가 아니라 지구가 끓고 있다고 한다. 지구가 열이 나다 못해 팔팔 끓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슨 수를 쓰든 열부터 내려야 한다”며 “세계의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건데,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걸 하지 않으면 인류에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탄소중립을 위한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탄소중립이다. 생활을, 태도를 확 바꿔야 한다”며 “종이 한 장, 수돗물 한 방울, 전기 하나 이런 게 전부 탄소중립으로 연결된다. 다 같이 힘을 합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특강에서 ‘여성 지위 향상’ 관련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재임 유엔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 평화유지군에 여성 사령관을 임명하는 등 여성 지위 향상에도 주력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가족부를 없앤다고 말씀하신 게 있다. 얼마나 힘 들여서 여성가족부가 생겼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여성을 비롯해 젊은 청소년들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가게 하려면 이들에게 권리를 주고, 잘 가르쳐야 한다”고 힘 실어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 수준은 높지만 시민정신이 약하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시민이라는 인식을 갖고 세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