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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복 지역사회부(양평) 기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1970년대 초 발표된 가수 남진의 히트곡 '님과 함께'의 도입부다. 양평군만큼 경기도 내에서 이 도입부가 잘 연상되는 곳이 있을까. 초목이 우거지고 남한강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곳곳엔 가사 그대로 그림 같은 집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정작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랑하는 우리님'이 안녕하신지 묻는다면 즉답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님의 재산은 각종 규제로 묶여 있으며 님의 자녀는 일자리가 마땅치 않아 새벽 기차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것이 당연해졌기 때문이다.

이 원인은 50년 전인 1974년, 팔당댐이 만들어지고 상수원보호구역이 지정되면서부터다. 이후 양평은 각종 규제가 중첩되며 대기업이나 대학교는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중소기업 또한 10%의 건폐율을 적용받다 올해 군의 제안으로 인해 반백 년 만에 간신히 20%로 늘었을 뿐이다.

강산이 다섯 번 변하는 동안 양평의 풍광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생활권인 양평읍에만 다세대 주택들과 조금의 인프라가 갖추어졌을뿐, 동부권 면들은 인구 감소로 인해 대중교통 배차간격마저 줄어드는 현실이다.

그간 '규제 철폐'를 외치던 목소리도 오늘날엔 거의 줄어들었다. 규제지역의 정치인들은 무엇인가를 바꾸려 해도 7~8명으론 법안도 제대로 제출 못한다는 현실만 인식하고 말았다.

양평이 지속되려면 규제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관광특화 등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과 그 일자리가 만들어질 동안 다음 세대가 이곳을 떠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사회적 지원 등이 그것이다. 이것이 뒷받침된다면 지역이 '한 백년' 이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다행히 민선8기는 '관광'과 '다음 세대'에 초점을 맞추며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출산지원금 및 신혼부부 전세이자 지원, 출퇴근 교통비 지원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제 일자리다. 봄의 씨앗을 뿌려 겨울이면 행복한 양평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장태복 지역사회부(양평) 기자 jk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