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오물풍선·GPS 교란 도발에 맞불
대북 확성기 방송도 재가동 전망
경기북부 주민들, 충돌 우려 긴장
김동연 "평화 위한 근본대책 촉구"

정부가 4일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했다.
오물 풍선 살포, GPS 교란 등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판문점선언)의 군사분야 부속 합의다. 육·해·공 접경지역에서의 군사훈련, 무력행위 등 적대행위를 상호 간 금지하는 것이 뼈대다.
효력 정지에 따라 군 당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서북 도서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포사격과 군사훈련을 정상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위력적인 심리전 도구로 꼽히는 대북 확성기 방송 역시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재개할 전망이다.
북한도 상응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여, 당장 북한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늘 존재한 경기북부 접경지역 주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립수역을 사이에 두고 북한 개풍군과 근거리에서 마주하고 있는 김포지역의 경우 일상의 평화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곶면 고막리 주민 조용문(50)씨는 "접경지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일상적인 삶의 평화가 깨지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입으로만 이야기하는 인권과 평화가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의 평화를 원한다"고 전했다.
연천군 중면 주민 김학용(70)씨도 "군 훈련을 강화하는 것은 국토수호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하지만, 접경지역 북한과 가까운 곳에서 하면 2014년 10월 북한의 고사총 도발 이후 또 다시 우발적 충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법론적인 검토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화군과 옹진군 등 인천 접경지역 주민들 역시 대북 확성기 재개 방침에 대한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접경지에서는 "과거 국가적으로 비슷한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전방지역은 되레 평온했다. 이전부터 반복적으로 겪던 상황이라 큰 의미를 두진 않는 분위기이며 걱정하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는 표정도 전해졌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접경지 도지사를 강조하며 정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최대 접경지역 경기도지사로서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물풍선의 대책이 9·19 군사합의 파기입니까?"라며 "남북이 말폭탄을 주고받다가 이제 전단지와 오물을 주고받고 있다"며 "이제 9·19 군사합의라는 안전핀도 없는데, 군사적 충돌로 번지지 않을까 접경지역 주민들은 더 불안하기만 하다. 평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고 했다.
/지역종합·정의종·이영지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