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포장주문에 이용료
소상공인들 "플랫폼 횡포" 토로
2% 수수료 '배달특급' 외면 여전
"민간과 견줄만한 프로모션 필요"
국내 유수의 배달플랫폼 업체가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 부과 방침을 밝히는 등 높은 중개수수료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대안으로 등장한 경기도 공공 배달플랫폼 '배달특급'은 이용률이 현저히 떨어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7월부터 포장 주문 서비스에 신규 가입하는 업주에게 6.8%의 중개이용료를 받겠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가령 고객이 2만원짜리 음식을 포장 주문하면 가게 점주는 배민에 중개이용료 1천360원을 내야하는 구조다. 기존 포장 서비스를 이용해 온 곳과 이달 말까지 가입 승인을 마친 곳에 한해 내년 3월까지 중개이용료가 면제된다.
배달이 아닌 포장에도 수수료를 챙기겠다는 업계 방침에 점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배민에서 포장하는 것도 아니면서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하는 건 대기업의 횡포"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점주들의 높은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낮은 수수료를 앞세운 경기도 공공 배달플랫폼 배달특급이 출시됐지만, 여전히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배달특급의 배달 중개수수료는 2% 수준으로, 배달의 민족(6.8%)이나 쿠팡이츠(9.8%)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저렴한 수수료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수익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배달특급의 이용률이 낮아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기준 배달특급 사용자 수는 3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만명 감소했다. 1천363만명 경기도민의 배달특급 이용률이 사실상 2.4%에 불과한 셈이다.
앞서 2022년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도 배달특급의 시장점유율은 3.15%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민 등 대규모 배달플랫폼 업체들과의 관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배달특급의 이용률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수원 영통구에서 도시락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45)씨는 "가게를 운영한지 7개월 됐는데 배달특급으로 배달 주문이 들어온 건 2~3건에 불과하다"며 "고객들이 배달특급을 많이 사용해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게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지역 소상공인 단체 역시 배달특급 이용률 향상을 위한 도 차원의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상백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공공재 성격의 배달특급에 예산을 늘리고 민간에 뒤지지 않는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고객을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기타 배달앱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와 소비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소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자체 홍보와 지자체 협업 등을 통해 소비자와 신규 가맹점 확보에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