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단축 1년만에 없던일로
도내 22곳 등 전국 68곳 23시까지
"직원 삶 개선" 작년 메시지 무색
마트 "현장의견 청취, 부담 해소"
이마트의 영업시간 1시간 단축 정책이 1년여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를 두고 영업시간이 다시 연장된 점포 직원들은 과거 영업시간 단축 당시 '직원들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했던 사측이 1년만에 말을 바꿨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전국 131개 점포 중 68개 점포의 영업종료 시각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조정했다. 고객 쇼핑 편의를 높이고 야간까지 이용 고객이 많은 상권의 특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경기지역에선 죽전·수원·분당점 등 22개 점포가 이에 해당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4월 야간 시간대 매장 방문 고객의 비중 감소 등을 이유로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오후 10시로 조정했다. 그러면서 영업시간 조정을 통해 직원들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이는 곧 고객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10시에 영업이 종료되면 직원들이 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가정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늘어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메시지가 무색하게 이마트는 1년만에 영업시간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고, 직원들은 근무 환경과 삶의 질이 또다시 나빠질 것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복지를 고려하며 기대감을 높였던 회사가 이를 손쉽게 저버린 점에 대해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마트 동탄점에서 일하는 A씨는 "회사가 점포 직원들과 협의도 없이 1년 만에 영업시간을 바꾼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영업시간 1시간 늘어난 게 무슨 차이냐고 할 수 있지만, 점포 직원들이 체감하는 근무환경과 피로도는 천지 차이다. 고객이 몰리는 시간의 근무 인원 축소와 늦어진 퇴근 시간 등은 직원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선경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사무국장은 "사측은 영업시간 방침을 정한 뒤 직원들에게 통보했다"며 "근로기준법상 성인 여성을 오후 10시 이후에 근무시키려면 당사자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개별 직원들은 야간 근로 거부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시간을 단축한 이후 하절기에 일시적으로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을 진행했는데, 당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영업시간 변경까지 검토하게 됐다"며 "영업시간 변경 초기인 만큼 현장 의견을 청취해 근무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