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집단 휴진에 들어간다.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지연되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의정 갈등 국면도 역시 장기화 되고 있다. 국회가 실효성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6일 의정 갈등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무기한 집단 휴진을 예고한 서울의대·비상대책위원회와 면담했지만 뚜렸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포함한 야당 의원 13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2시간 20여분간 강희경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 집행부와 비공개 긴급회동을 가졌다. 복지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복지위 야당 간사 강선우 의원은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모두가 공감한 것은 의정 갈등이 장기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전공의에 관한 행정조치 취소, 상설 의·정 협의체 구성, 의대 정원과 관련해 의료계와 논의를 해달라는 것이 비대위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주민 위원장이 비대위의 요구 중 두 가지 사안에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강 의원은 “박주민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협의체 구성에 찬성하는 입장이고 의대 정원을 의료계와 논의해야 한다는 것도 뜻을 같이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과정에서 절차나 여러 문제점을 반드시 국회에서 짚에다라는 요구가 있어, 박 위원장도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국회 복지위는 의사 단체 집단 휴진 사태와 의대 정원 증원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기 위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기일 제1차관, 박민수 제2차관 등에 대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고 있어 정부 측 인사들이 상임위 출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강 의원은 “복지부 장차관들이 19일 회의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나오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7일부터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원 등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다. 18일부터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휴진 및 총궐기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