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오남용, 개인·사회에 악영향 끼쳐
내성 생겨 양 늘려가면 의존상태로 악화
정신착란·환각 증세… 폭력적으로 변해
꼭 필요한 경우만 상담 통해 처방받도록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약물 남용은 약물을 비의학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다른 목적에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약물을 처방이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는 오용의 사례나 약물의 기대효과에서 벗어나 쾌락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남용의 사례는 모두 개인이나 사회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약물을 남용하게 되면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점차 약물의 양을 늘려가게 되고 나중에는 이를 끊지 못하는 약물의존 상태에 빠지게 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약물에 중독되면 오심, 구토, 두통, 복통 외에도 정신착란, 환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혼수상태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며 "신체기관이 손상되고, 정신질환, 영양결핍, 면역약화 등의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또 "면역성이 떨어져 세균 감염이 돼도 잘 낫지 않고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성격이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며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뿐 아니라 기억력이 감퇴되며 인지기능도 저하되어 일찍 치매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당뇨병과 신장병, 혈관장애와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학생들이나 젊은 여성들 사이에 관심이 높은 집중력 향상, 다이어트 약물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공부 잘하는 약'으로 집중력을 향상시켜준다거나, 다이어트 식욕 억제를 이유로 남용되는 약물들은 주로 중추신경흥분제로 뇌를 흥분시켜 일시적인 쾌감이나 들뜬 기분을 만드는 작용을 한다. 일시적으로 과량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게 해 정신병적 증상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또한 내성 및 정신적인 의존을 발생시켜 점차 양을 늘리고 약물을 계속 갈망 하게 되고, 또다시 약물을 하게 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조서은 교수는 "공부 잘하는 약이나 다이어트약 등의 약물을 접할 시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의학적으로 정말 필요한 경우엔 상담을 통해 의사의 처방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를 위해서는 의학적인 관리와 금단증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성공적으로 약물을 중단하게 되더라도 재활의 단계가 필요하다.
조서은 교수는 "대개 약물남용자들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해 자신이 약물에 의존되어 있거나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약물남용 치료는 이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