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 전용처럼 이용 특혜"
"개방시 이용… 우리도 세금 내"
거주민들과 행정기관 방문자들의 주차 불편 해소 등을 목적으로 조성된 공영주차장을 인근 선팅 업체의 고객 차량들이 일부 점유하다시피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조성된 공영주차장이 특정 업체의 사적 이익 추구에 활용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권선구 세류2동 제2공영주차장은 차량 80대 주차가 가능하며 지난해 12월 완공돼 지난 1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주간에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야간(오후 6시~익일 오전 9시)에는 거주자우선주차제로 운영된다. 이곳 일대는 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공영주차장이 들어서기 전엔 주차 공간 부족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이에 시는 106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영주차장 조성을 추진했다.
주민 숙원사업이나 다름없던 주차장이 만들어졌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편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차장 인근의 차량 선팅 업체에 맡겨진 차량들이 주차장 곳곳을 항시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후 공영주차장엔 차량 번호판이 달리지 않은 채 썬팅 시공을 대기 중인 차량만 4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선팅 시공을 마친 차량들도 가끔 이곳에 세워둔다는 게 선팅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막대한 세금으로 조성된 공영주차장이 특정 업체의 이익을 위해 활용돼서야 되겠느냐며 날을 세우고 있다. 세류2동 주민 박모(61)씨는 "공공 주차장을 업체의 전용 주차장처럼 이용하는 건 일종의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해당 업체는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는 시간에만 이용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빈 주차면 수에 비해 업체에서 주차한 차량 수가 더 적고 오후 5시면 주차된 차량을 모두 업체에서 별도로 임대한 사설 주차장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주민들에겐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차량 선팅업체 대표 A씨는 "우리 업체가 월세를 내고 사용하는 사설 주차장에 차량이 가득 찼을 때, 혼란을 막기 위해 잠시 공영주차장에 세워 놓는 것"이라며 "우리도 엄연히 지역에 입주했고 세금을 내기 때문에 위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선 주차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영주차장 관리 주체 수원도시공사 관계자는 "주민과 민원인의 주차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공영주차장이 본래 취지대로 사용돼야 한다는 데는 동감하지만, 개방 시간에 주차된 차량을 조치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