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만8900명… 4년새 23% ↑

여성에 비해 치료 힘들고 예후 나빠
신체 구조상 암 조기 발견도 어려워
목소리 변하는 등 증상 땐 정기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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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인공지능) 미드저니로 만든 그림을 그래픽기자가 재가공한 이미지. /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갑상선암은 환자의 약 80%가 여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남성 환자도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갑상선암 환자는 11% 늘었는데, 이 중 남성환자는 6만3천900여명에서 7만8천900여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남성의 갑상선암은 여성에 비해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갑상선은 기도 앞에 위치한 나비 모양 내분비기관으로, 체온 유지와 성장 발달 등 몸속 신진대사에 필요한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암 초기에는 목소리가 변하고 목이 아픈 정도의 미약한 증상이 나타나 발견이 어렵다. 암 덩어리가 커지며 목에 혹이 눈에 띄고 호흡곤란이 나타나야 병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성은 여성에 비해 목젖이 크기 때문에 암이 5㎝ 이상 커지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동진 병원장은 "남성은 신체 구조상 암을 조기 발견하기 더 어려워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치료를 해도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이 생겼을 때는 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과거에는 암이 생긴 부위와 범위를 따라 목을 넓게 째고 갑상선을 절제했다. 그러나 눈에 띄는 부위의 흉터로 인한 불편함이 크고, 합병증 위험이 있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흉터가 거의 없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까지 나왔다. 큰 절개 없이 입술과 치아 사이로 3개의 정밀 로봇수술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수술 범위를 10~30배 확대해 살펴보며 얇고 세밀하게 움직이는 로봇팔로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이동진 병원장은 "가슴과 겨드랑이 등을 째는 수술법보다 절제부위부터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짧아 신경손상 등이 적어 통증이 적고 목소리 변화 같은 합병증도 적다"고 말했다.

남성 갑상선암을 조기 발견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목소리·목 통증 등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 어렸을 때 얼굴과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이 있을 때는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식습관을 고치고 운동량을 조절할 필요도 있다. 몸속 대사 조절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 호르몬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만·고지혈증·고혈압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