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도 안돼 1억원 가까이 사기당하니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최근 고수익을 미끼로 한 피싱 사기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사기 행각은 이를 비웃듯 버젓이 이뤄지고 있어 당국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4일 경찰과 A씨 등에 따르면 부천시에 사는 A씨는 이달 초 ‘쇼핑몰에 상품 홍보 후기 글을 작성해 줄 마케터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B씨로부터 받았다. ‘미라클골드’라는 쇼핑몰 홈페이지에 나온 상품을 구매한 뒤 후기를 작성하면 구매금액과 5% 수당을 준다는 것이었다.
실제 31만1천500원짜리 반지를 구매한 A씨가 후기를 작성한 내용을 쇼핑몰 홈페이지에 올리자 B씨는 수당 1만5천575원을 포함해 총 32만7천75원을 입금해줬다.
이후 A씨가 2건 정도 후기를 작성했을 때 B씨는 “후기를 잘 쓰니 단체 방을 연결해 주겠다”며 A씨를 텔레그램 단체방에 초대했다.
텔레그램 단체방에는 A씨 외에도 C 팀장을 비롯해 이모 씨와 김모 씨, 또 다른 김모 씨가 있었다. C 팀장은 텔레그램 방 팀원들에게 상품 링크를 보냈고, 팀 미션으로 10건을 완료해야지만, 원금과 추가 수당을 10분 안에 입금해준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0만원부터 시작해 700만원, 1천500만원, 1천950만원대 상품 구매를 요구하기도 했다. 운영자는 금융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1천950만원짜리 상품의 경우 480만원, 490만원, 470만원, 510만원 이런 식으로 입금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A씨는 10건의 미션을 완료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아 9시간 만에 8천500만원을 입금했지만, 운영자 측에서 추가 미션 등을 이유로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그렇게 텔레그램 단체방에 초대된 지 단 하루 만에 A씨는 1억원 가까이 잃었다.
문제는 해당 텔레그램 단체방이 여전히 운영되며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쇼핑몰 후기 작성 아르바이트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넘어가 1억4천만원을 뜯긴 여성의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는 이 같은 수법에 당한 피해자들이 올린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A씨는 “가정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 가족 명의로 대출까지 받았는데, 죽고 싶을 정도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현재도 운영자는 다른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돈을 입금하라고 협박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사이트는 물론 사업자 등록증, 도용계좌 모든 게 거짓이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겨나기 전에 하루빨리 범인을 잡아 엄중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A씨는 전날 부천원미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담당 형사로부터 계좌조회에만 3주, 사건은 대략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