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조성 동탄2 주택 '누수 의심'
복도끝 창문 벽체 부실시공 추정
금호건설 "비올때 추이 살펴야…"
주민들, 미온적 태도에 불만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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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화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물이 고였던 천장을 가리키고 있다. 2024.7.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화성 동탄2신도시에 조성한 임대주택 38단지 행복주택 입주민들이 본격 장마가 시작된 이후 아파트 천장에서 물이 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완공돼 1년도 안 된 아파트에서 첫 장마부터 누수 현상이 발생하자, 입주민들은 부실시공 의혹까지 제기하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4일 해당 아파트 입주민 등에 따르면 거센 장대비가 쏟아진 지난 2일 오후 단지 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한바탕 난리가 났다.

아파트 천장이 축축하게 젖은 장면을 일부 입주민들이 사진으로 찍어 채팅방에 올렸기 때문이다. 사진에는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 주변 벽지가 젖은 모습이 담겼다.

또다른 입주민은 에어컨 실외기실 내부 벽면 틈 사이로 빗물이 새어 나온 사진을 올렸다. 이처럼 적지 않은 입주민들이 사진을 공유하자 다른 입주민들은 "부실시공 아니냐", "우리 동도 걱정된다", "시공사는 점검하지 않고 뭐하냐"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화성 아파트 천장 고인물 (6)
3일 화성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물이 고였던 천장을 가리키고 있다. 2024.7.3/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3일 오후 실제 누수가 발생한 세대를 찾아 만난 입주민 박영자(73)씨는 여전히 물자국이 남은 채 떠 있는 천장 벽지를 가리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박씨는 "어제 저녁 거실 천장에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아래로 떨어질까봐 TV를 옮기기까지 했다"며 "장마철이라 비가 계속 올 텐데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입주민들은 아파트의 부실시공을 의심하고 있다. 각 동의 층 복도 끝에는 외부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설치돼 있고 이 창문을 통해 벽체의 내부 단면을 볼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누수 피해가 발생한 동에는 미장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여러 겹으로 쌓인 벽체 단면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입주민 김모(50대)씨는 "슬래브와 그 위에 쌓인 타일 단면을 최종 마감 처리해 틈이 없게 해야 하지만, 비어 있는 동이 많다"며 "공간이 막혀야 습기도 안 차고 빗물도 막는데 미장을 하지 않아 누수가 생겼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LH는 이 아파트가 지난해 11월 입주가 시작된 이후 지난 3일까지 누수 신고가 5건에 그쳤고, 이번 장마로 인한 신고도 3건밖에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LH 경기남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누수 시 틈을 메우기 위해 코킹을 쏘거나 석고보드를 대 작업하고 도배까지 진행하는 등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며 "발코니 창호와 거실 새시 사이 코킹 부족으로 누수가 발생한 걸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입주민들은 시공사인 금호건설측에서 누수가 아니라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누수 여부를 확인하려면 비가 올 때 추이를 살펴야 하고 이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누수로 확인되면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