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명 모여 조합 존립·권리 촉구
"예상인원 넘겨 생산차질 불가피"
일각 실적 상승세에 찬물 '눈초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조합의 존립과 권리를 촉구했다.
전삼노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노조 파업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나오고 있다.
전삼노는 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앞 도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 투쟁은 우리 조합의 존립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결정적 순간"이라며 "사측이 변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5천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삼노측은 예상했지만, 주최 측 추산으로 총 6천540명(경찰측 추산 3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삼노가 이날 오전 기준 조합원 수가 3만657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만큼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4%가량이 파업에 참가한 셈이다.
특히 6천여명 가운데 설비, 제조, 개발 공정에서 5천211명(기흥, 화성, 평택사업장)이 참여해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전삼노 관계자는 "예상했던 총파업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며 "특히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에서만 5천명 이상의 인원이 (총파업 현장에) 왔으니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 조합원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 기간 노사 협상이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올해 2분기 깜짝 실적을 올리는데 주요 역할을 한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대부분인 전삼노 측에서 상승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결의대회 현장 주변으론 결의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도 상당수 눈에 띠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2분기 좋은 분위기였고, 앞으로 3·4분기도 기대되는 형국인데 이번 집회가 이런 분위기를 해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 피해를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장에 남아 근무하는 동료로서 실망감이 컸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0.34% 오른 8만7천400원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