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행동 움츠러든 가운데 환자들 의아하다 반응
비대위는 “정부 실책 알리기 위한 불가피 조치” 입장

의료계 집단행동을 향한 여론 악화에 의료계의 집단 휴진 움직임이 움츠러든 가운데, 고려대학교 의료원(이하 고대의료원) 교수들은 12일 ‘진료 축소’에 나섰다. 의료현장에 혼란은 없었지만 고대의료원 교수들의 움직임에 환자들은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거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12일 고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고대안산병원,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등 산하 3개 병원의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휴진에 참여한다.
고대의료원 교수들은 응급·중증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를 대상으로 개인 휴가, 신규환자 안 받기, 경증환자 2차 병원 전원, 학회 참석 등의 방법을 이용해 휴진에 나선다. 비대위는 병원 진료 상황과 교수들의 자율 휴진 참여율은 확인하지 않는다.
이날 오후 방문한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은 진료 축소로 인한 혼란은 감지되지 않았다. 각 진료과는 외래진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고대안산병원 관계자는 “교수님들이 오늘부터 진료 축소를 하겠다고 했지만 여파는 없다”며 “문제 없이 정상 진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큰 혼란 없이 진료가 진행됨에도 병원을 찾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의료계의 반복되는 집단 휴진 행렬에 차가운 반응이었다. 반복된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데, 고대의료원 교수들이 진료 축소에 나선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는 13일 수술을 위해 고대안산병원에 입원한 50대 A씨는 “의사들의 입장도 있겠지만 의료계를 향한 여론이 나쁜데 진료를 축소하며 집단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서울대병원도 무기한 휴진을 며칠 만에 철회했는데 결국 다른 병원도 똑같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가족의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한 보호자 조모(61)씨는 “오늘은 미리 예약을 해놔서 문제 없이 항암치료를 받으러 들어갔는데, 다음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사들이 기득권을 강화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본다. 의사들은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의료원 비대위는 여론 악화에도 정부의 실책을 알리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임춘학 고대의료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 취소,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 불인정 등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의견을 내지 않으면 의료계를 향한 정부의 조치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