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가 홈페이지에 15일 홍보집회 일정을 안내하고 있다./전삼노 홈페이지캡처
전삼노가 홈페이지에 15일 홍보집회 일정을 안내하고 있다./전삼노 홈페이지캡처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규모가 급격하게 줄면서 동력을 잃고 기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앞서 경찰 추산 3천여명이 모인 총파업 결의대회 이후 이들을 향한 내·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이하 전삼노) 등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첫 연가 투쟁 이후 이달 8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당시 참가자는 경찰 추산 3천명 정도로 집계됐다. 애초 전삼노는 결의대회 후 3일간 총파업을 한 뒤 11~12일 업무 복귀 후 15일부터 2차 파업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1차 파업 기간 사측이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총파업 선언 이후 이틀간 장외집회 대신 기흥사업장 인근 실내체육관에서 진행한 ‘총파업 교육’에는 노조원 1천여명이 참여하는가 하면 11일과 12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8인치 라인 앞)과 평택사업장(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라인 앞)에서 벌인 집회에도 고작 100여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총파업 결의대회 당시 궂은 날씨 속에서도 전삼노 추산 6천명이 넘는 노조원이 참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던 분위기와 달리 정작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급감하자 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삼노가 홈페이지를 통해 총파업 투쟁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전삼노 홈페이지캡처
전삼노가 홈페이지를 통해 총파업 투쟁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전삼노 홈페이지캡처

게다가 전삼노 측은 ‘파업으로 인해 분명한 라인의 생산 차질을 확인했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에선 “파업에 따른 대체 인력을 투입해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전삼노의 파업이 강성 노조원만을 위한 파업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이들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한 직원은 “총파업 결의대회와 달리 파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홍보 집회라는 영향 때문에 조합원 참여가 저조했던 것 같다”면서도 “한편으로는 투쟁방식에 대한 구성원들의 회의감과 외부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등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직원도 “결의대회 참여인원을 경찰 추산 인원보다 두 배나 늘린 부분도 그렇고 기흥, 평택 캠퍼스에서 진행된 집회 참여 인원 역시 100여명 수준인 것으로 봤을 때 동력이 떨어졌다는 건 기정사실로 보인다”면서 “이번 총파업이 과연 회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전삼노의 강성 노조를 위한 파업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전삼노 측은 집회 참가인원과 별개로 개별적인 무단결근으로 파업에 임하고 있어 파업 동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한편 전삼노 조합원은 이날 현재 기준으로 3만2천여명으로, 이들은 성과급 제도 개선과 조합원 임금 인상률 3.5%, 무임금 파업에 따른 경제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