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왕숙 등 길게는 18개월 밀려

용지 해약금도 ↑ 작년比 43배 규모
건설업체, 고물가 등 사업 포기 탓


경기·인천지역 3기 신도시의 민간 사전청약 접수 단지들의 사업 포기 사례가 속출(7월11일자 13면 보도=내 집 마련의 꿈 '사전'에 무너졌다… 경인지역 사업포기 사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분양 사전청약의 본청약마저 미뤄지고 공동주택 용지공급 계약 해지마저 늘어나면서 공급부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사전청약을 신청받은 공공분양 단지 중 본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82개 단지 4만3천510가구 규모다. 이 중 9월 본청약을 앞둔 인천 계양A2블록(709가구)·A3블록(341가구)을 제외한 올해 본청약을 공지했던 13개 단지의 본청약은 줄줄이 밀려 길게는 1년 8개월까지 늦어지게 됐다.

오는 9월 본청약 예정 단지였던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2 A1블록(사전청약 762가구)·A3블록(650가구)은 내년 3월로 본청약이 1년 6개월 밀렸다. 하남교산 A2블록(1천56가구) 역시 올해 9월 본청약 예정이었으나 내년 3월로 연기됐고 남양주 왕숙 B2블록(539가구)과 구리갈매역세권A1블록(1천125가구)은 올해 9월에서 내년 7월로 본청약이 10개월 늦어진다.

올해 11월 본청약이 공지됐던 남양주왕숙 A1·A2·A24·B1·B17 블록 역시 일정이 8∼12개월, 시흥거모 A6블록(455가구) 신혼희망타운 본청약은 올해 12월에서 2026년 7월로 19개월 지연된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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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용지 계약 해지 급증


= LH로부터 시행사나 건설사가 공동주택 용지를 분양받은 뒤 대금연체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사업장이 급증한 데 이어 공동주택 용지 신규판매도 매우 저조해 주택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급계약이 해지된 공동주택 용지는 총 13개 필지, 9천522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상반기 해약 금액(1필지, 222억원)의 약 43배, 작년 연간 해약 금액(5개 필지, 3천749억원)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건설업계는 고금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는 업체가 증가한 데다 급격하게 오른 공사비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계약금을 포기하고 아예 사업을 접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역대 최대


=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말 현재 전체 금융권(은행·비은행)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각 116조2천억원(55조5천억원·60조7천억원), 500조6천억원(309조1천억원·191조4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해당 업종의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5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분기(건설업 112조1천억원·부동산업 478조2천억원)보다 각각 3.66%, 4.68% 늘었고 2022년 1분기(101조4천억원·437조2천억원)와 비교하면 2년 새 14.60%, 14.50% 증가했다.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올해 1분기 기준 각 7.42%, 5.86%로, 역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19.75%, 부동산업은 14.2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1년 전(4.41%)이나 2년 전(2.22%)의 무려 4.5배, 8.9배 수준을, 부동산업도 최근 1년, 2년 사이 각 3.3배(4.36%→14.26%), 7.8배(1.82%→14.26%)로 치솟았다.

/이상훈·윤혜경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