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 돌고, 이재명 대항마로
故 김대중 前 대통령 생가 방문
16일 '글로벌 RE100' 국회 토론
18일 음성 중부내륙철도 행사도
'재선(再選)보다 대선(大選)이다.'
민선 임기 반환점을 돈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재명 전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내 대안 또는 대항마로 꼽히는 김 지사가, 차기 대권이라는 꿈을 숨기지 않고 대권 행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이 민주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시기에 본격화 되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지사의 대권 행보는 그의 일정과 인사(人事)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표 참조
먼저 김동연 지사는 지난 12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김대중 대통령님은 우리에게 민주, 민생, 평화라는 세 가지 큰 좌표를 주셨다. '마지막까지 국민과 역사를 믿었다'는 대통령님 철학을 제 방(집무실)에 액자로 걸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직접 "역사와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도는 이번 김 지사 방문에 대해 올해가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고 한 달여 뒤면 서거 15주기인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김대중 정신 강조를 통한 호남에 대한 지속적인 구애로 풀이하고 있다. 김 지사 취임 이후 광주·전남을 공식 방문한 횟수는 무려 9차례에 달한다.
김 지사의 광폭 행보는 이번 주에도 예정돼 있다. 16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글로벌 RE100'과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하고, 18일에는 충북 음성군에서 열리는 '중부내륙철도 지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반영을 위한 공동건의' 행사에도 얼굴을 내민다. 중부내륙철도는 경기도 이천 부발역이 시발점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지만, 행사가 열리는 음성이 지사의 고향이자 정치적 배경이 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친노·친문에 대한 구애와 정치적 접점을 이루려는 노력도 호남에 대한 구애만큼 열정(?)적이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차 내려간 부산행에서는 4·10 총선 부산지역 민주당 낙선인 등과 회동을 가졌고, 앞서 3월 5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위해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기도 했다.
인사에서는 김 지사의 방향이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위촉하고, 강민석 전 문재인 정부 대변인을 경기도 대변인으로 임명하는 등 친노·친문 인사들의 경기도 입성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서 이재명 전 대표의 대항마로 김동연·김두관·김부겸 등 3김(金)이 꼽히는 데, 김 지사가 현직인 만큼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친노·친문계에서도 대권주자로서의 김동연 지사의 가능성을 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