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호 출범… '윤·한 갈등설·진흙탕 싸움 후유증' 해결할 난제
尹 "민생 해결·국민행복 뭉쳐야
巨野 시급한 현안·정책 외면한채
정쟁에만 몰두… 국회 개점휴업"
韓, 체제 연착륙·용산 협력 시급
70년대생 당수 젊은 바람 '돌풍'
'무기력 與·이대로는' 채찍 분석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지난해 3·8 전대에서 '윤심' 바람으로 김기현 대표 체제를 만들어 당 장악력을 지녔다면 이번 전대는 경선 과정에서 윤·한 갈등설이 노정되면서 새로운 관계 정립이 불가피해졌다.
4·10 총선에서 패배한 지 104일 만에 다시 당권을 잡은 한동훈 신임 당 대표. 7개월간 이어져온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정식으로 선출된 지도부를 갖춘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로 흐트러진 집권여당의 전열을 갖추면서, 거대 야당에 맞서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야권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 대표까지 싸잡아 '특검 파상공세'를 퍼붓는 상황을 돌파하고, 최악의 진흙탕 싸움을 벌인 이번 전당대회의 후유증을 극복하는 것도 한동훈 체제 앞에 놓인 난제들이다.
■ 윤 대통령, 당정일체론 강조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에 경기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장에 빨간색 넥타이 차림으로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개사한 '윤석열 승리의 이름'을 배경으로 한 음악을 들으며 당원·대의원 7천여 명의 기립박수 속에 입장했다.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지난해 3·8 전대에 이어 잇따라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3분가량의 축사에서 22대 국회의 '거야' 폭주를 막으려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단합론을 제시하며 당정 간 화합과 결속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일에 당과 하나가 되고, 당과 정부가 단결해야 한다"며 "당정이 원팀이 되어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열심히 일할 때 국민께서도 더 큰 힘을 실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은 시급한 민생현안, 한시가 바쁜 경제정책들은 외면한 채,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22대 국회가 시작한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정치가 갈 길 바쁜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며 야권을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며 "우리 당이 바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 한동훈의 시간
이제 당의 운명은 전당대회에서 빚어진 갈등을 봉합하고 '한동훈 체제'의 조기 연착륙에 이어 용산 대통령실과의 유기적 협조관계를 시급히 조성하는 과제를 남겼다.
특히 한 후보가 이날 당심을 업고 압도적 표 차이를 내면서 당권을 장악한 만큼, 건전한 당정 관계는 물론 당 화합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그래서 이제 한동훈의 시간이 왔다는 해석이다. 그가 지난 총선에서 '이조 심판'을 외치며 86세대를 공격한 데 이어 당권을 거머쥐면서 한 세대를 뛰어넘는 70년대생의 당수가 됐기 때문이다.
여야를 떠나 한동훈은 이번 전당대회 시작부터 국민 주목도가 높았다. 특수검사 출신의 강한 젊은 바람이었다. 시작부터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이어왔고, 대권 주자급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와 토론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돌풍의 근원은 국민의힘을 기준으로 보면 무기력한 여당, 이대로는 안된다는 채찍이었을 것이라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정권으로 보자면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문자 공세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독선 오만, 불통 이미지에 대해 당원들이 메스를 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한 대표는 이제 전당대회에서 야기된 갈등 구조를 봉합해야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정의종·권순정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