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가능성 '허니문' 불허" 비판
우원식 "방송4법, 여야정 중재안
정부·與 거부 실망… 순차적 처리"

여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임기를 시작한 첫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한동훈 특검법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을 상정했다. 지도부가 바뀜에 따라 협치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던 '허니문'조차 야당이 허용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송4법과 관련해 야당에 제동을 걸어 열고자 했던 여야정 대화의 문은 정부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 의장은 "실망했다"고 평가하고 25일 쟁점법안을 상정하는 국회 본회의를 예고했다. 정부여당 역시 정치를 복원하고자 하는 데는 별 뜻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다.

24일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논평을 내고 "앞에서는 축하 인사를 하고 뒤로는 특검법을 상정하는 이중적인 행태로도 모자라, 기존 특검법에 새로운 의혹을 추가하겠다고 한다. 협치를 걷어차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우 국회의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상황의 변화가 없다면 본회의에 부의된 법안에 대해서 내일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 협치 물꼬를 트기 위해 방송4법 상정을 미루고, 정부여당은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멈추고 협의체를 만들어 공영방송 제도를 설계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여당에 이어 정부도 제안을 거부했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이날 정부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정진석 비서실장이 '정부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일방적 제안으로 보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그간 여당은 국회 운영에서 대화와 타협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그런데 막상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은 거부했다"며 앞뒤가 다른 여당을 비판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도 "방통위의 극단적 파행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데 의장의 중재안에 대해 정부는 여야 합의를 구실로 여당에 책임을 넘겼다. 갈등을 방치하고 방조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무책임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야당은 허니문, 브리딩스페이스(breathing space)조차 허용하지 않고, 정부여당은 법의 언어로 다투고 있다. 여당은 정부를, 야당은 국회를 독점하고만 있다. 정치를 안하겠다는 선언이다"라고 꼬집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