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의 시즌 챔피언과 이전까지 103번의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 미하엘 슈마허와 함께 역대 최고의 레이서로 꼽힌 그가 3년 간의 침묵을 깨고 지난 7일 104번째 우승을 차지하자 보이지 않던 눈물과 함께 기쁨을 호소했다.
40대를 눈앞에 둔 그는 챔피언을 놓친 2021년부터 한창 어린 선수들로부터 고전하자 '이제 한물갔다'는 식의 조롱 섞인 비판까지 받았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챔피언을 휩쓴 전성기를 지나 '은퇴'까지 거론된 그는 통상 20대가 주름잡는 F1 그랑프리 무대에서 다시 이뤄낸 값진 승리로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격언을 몸소 보여줬다.
평균 연령 40세,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담은 '최강야구'는 방영한 지 3년이 넘어가고 있는 반면 시청자들의 관심도는 지속 상승 중이다. 이달 발표된 콘텐츠 화제성 조사에서 비드라마 부문 1위에서 최강야구가 5번째 1위를 차지했다.
프로만큼 완벽함은 아니지만, 불혹의 나이라는 한계를 이겨내고 이뤄내는 승리에 시민들은 더 환호했다. 오죽하면 최근 프로야구 팬들이 최강야구를 통해 입문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물간' 베테랑들의 성장 스토리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명퇴 부추기는 사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령, 고경력자들에 대한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를 보면 명퇴 등의 비자발적 실업자 증가 폭이 50대가 27.1%로 가장 높고, 40대도 20.7%에 육박했다.
이달 초 서울 시청역에서 벌어진 역주행 사고는 고령운전 문제를 넘어 '노인 혐오' 여론까지 부추기게 될 정도로 한 때 베테랑이었던 이들의 설 자리를 우리 스스로 좁히고 있다. 노장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끼고, 존중해주는 사회가 앞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고건 정치부 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