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뿌리 내려, 4년뒤 기약
정치인 '아이덴티티' 신경써야
강화군수 보선, 불복 없게 노력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는 국민의힘 인천시당을 만들겠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지 100일이 조금 지난 26일. 손범규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은 지난 총선과 최근 치러진 당대표 선출 과정·결과를 돌아보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SBS 아나운서로 26년간 일한 손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인천 남동구갑에 출마해 첫 선거를 치렀고, 뼈아픈 패배를 맛봤다. 지역에 뿌리를 내려 4년 뒤를 기약하겠다는 마음으로 선거 직후 지역 행사를 돌아다니며 다시 얼굴을 비췄고, 인천의 보수정당을 재도약시키겠다는 각오로 지난 6월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아 1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손 위원장은 최근 끝난 당대표 선출에 맞춰 인천시당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훈 후보의 당대표 당선은 이제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라며 "선거에 나간 경험도 없고 총선 참패 후 100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압도적 결과가 나왔다. '팬덤' 정치라는 비판도 있지만, 결국 국민들이 호감을 갖는 인물이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는 "선거에서도 인기가 더 많고 호감도가 높은 인물이 이기는 구도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 최고경영자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당에서도 선거에 나가는 정치인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대표 후보로 나온 인천 5선 국회의원의 득표율이 왜 낮았는지, 장관과 도지사를 지내고 상대 당대표와 총선에서 맞붙었던 정치인이 왜 밀렸는지 우리 스스로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손 위원장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으로 원외인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이 선출된 것을 두고 "예상 밖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고 위원장은 손 위원장 지역구(남동구갑) 현역 국회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손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원외가 시당을 이끌게 돼 앞으로 의미 있는 경쟁이 이어질 것 같다"며 "민주당 시당 위원장보다 젊고 체력 좋은 제가 시민들을 더 많이 만나고, 당의 호감도 역시 더 올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손 위원장은 임기 첫 번째 과제로 오는 10월16일 실시하는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화군수 후보자 공천 과정을 인천시당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중앙당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예비후보자가 10명이 넘어도 공정한 경선을 거쳐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예비후보자들이 경선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나오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강화군민이 납득할 결과를 내고, 더 나아가 국민의힘 인천시당이 더 활성화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