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부 외교적 노력 폄훼말라"
국회가 만장일치로 정부에게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철회를 촉구하라고 의결해 놓고는 정부가 이와 다른 결정을 한데 대해 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야권은 정부가 식민지배 정당화에 나섰다며 정부의 역사의식을 한 목소리로 비판하는 데 비해 국민의힘은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 명의의 성명에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폄훼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지난 27일 국민의힘은 외통위 위원 명의의 성명을 내고 "사도광산에 강제동원의 전체 역사를 담은 실질적 조치가 이뤄졌음을 평가한다"면서 "정부의 이러한 외교적 노력을 폄훼하고 반일 선동을 시도하는 일각의 행태는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국회 결의안과 대치되는 내용이다. 국회는 지난 25일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에서 "국회는 우리 정부가 (군함도 관련) 후속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기 전까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결정을 철회토록 요구할 것"을 재석 225인 중 225인의 찬성으로 의결했다. 22대 국회 첫 여야 합작품이기도 했다.
국회의 요구를 무시한채 정부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한 데 대해 국민의힘 외통위 간사 김건 의원은 "결의안은 정부와 일본의 협상에서 국민적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한 것"이라며 "이러한 국회 의결덕에 상당한 정도로 우리 요구를 들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건 의원이 언급한 '수용된 우리 요구'는 강제동원 역사의 전시공간, 강제동원된 한국인에 대한 추도식, 기숙사 터 안내판 설치 등이었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낡은 시골마을의 향토박물관에 처박히게 한 일본정부를 강하게 질타한다. 이같은 결과를 합의해준 윤석열 정권과 외교부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